지난 2월 18일 화성에 착륙한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는 외계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해 각종 장비를 탑재했다. 그중 핵심은 '라만 분광 및 발광 분석에 의한 유기체 및 화합물 조사를 통한 생존가능 환경 스캔(Scanning Habitable Environments with Raman & Luminescence for Organics & Chemicals)'이라는 긴 이름을 가진 장비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약자를 따 '셜록(SHERLOC)'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말 그대로 카메라와 분광계, 레이저를 이용해 유기물과 미네랄을 탐색, 과거 물이 많았던 화성에서 생존했던 미생물의 징후를 찾아내는 장비다.

셜록을 돕는 '왓슨(WATSON)'이라는 장비도 있다. '북부 빙상 지하 관측을 위한 유선 분석 도구(Wireline Analysis Tool for the Subsurface Observation of Northern)'의 약자인 왓슨은 1.2m 길이의 튜브 끝에 컬러 카메라가 붙어있는 구조로, 암석 등을 근접촬영해 입자와 표면 질감 등을 파악한다.

퍼시비어런스에 탑재된 '셜록'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최근 NASA의 셜록 담당자 루터 비글은 "셜록은 한때 화성에서 번성했던 미생물의 흔적을 찾기 위해 뛰어난 기술을 발휘할 것"이라며 "이는 향후 토성이나 목성의 위성 등과 같이 얼음 속의 생명 흔적을 찾아내는 데에도 유용하다"고 밝혔다.

많은 과학자들은 화성 이외에도 목성과 토성의 위성인 유로파나 엔셀라두스, 타이탄 등에서 생명체의 증거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얼음 표면 아래에 거대한 바다가 존재하며, 코어와 맨틀 사이에서 발생한 열수로 인해 생명체가 탄생했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왓슨은 얼음 아래에 구멍을 뚫고 샘플을 얻기 위해 고안된 장치로, 퍼시비어런스에 탑재된 모델 말고도 향후 탐사를 위해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다.

외계 행성에 설치된 '왓슨'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의 제트연구소팀은 최근 외계의 얼음 환경과 흡사한 그린란드에서 왓슨 최신 모델에 대한 테스트를 실시했다. 얼음을 뚫는 드릴과 결합한 왓슨은 수면 아래 100m까지 내려가 자외선 레이저로 얼음 벽을 비추고 그 결과를 분석해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얼음 속에 포함된 분자의 성질을 파악, 그린란드 해저의 유기체 흔적을 성공적으로 밝혀냈다.

그들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셜록과 왓슨은 세부사항은 다르지만 목적은 매우 유사하다. 둘 다 바이오 시그니처를 식별하기 위해 자외선과 분광계를 장착하고 있으며, 둘 다 고해상도 카메라로 근접 촬영을 수행한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귀신같이 범인을 찾아냈던 셜록과 왓슨은 앞으로 운이 좋으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적 발견, 즉 외계생명체의 존재에 대한 해답을 들려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