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폭염에는 체력에 자신 있는 사람들도 온몸이 축축 처지게 마련이다. 왜 더우면 몸이 쉽게 피곤해질까. 이유를 대충 알면서도 정확한 우리 몸의 구조까지 이해하는 사람은 사실 드물다.

과학자들은 살인적인 폭염이 몰려올 때 우리 몸의 메커니즘과 변화만 알고 있어도 온열질환에 걸리는 사태는 막는다고 조언한다. 대체 이런 한여름에 우리 몸엔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

찌는 듯한 날씨에 사람이 금방 기진맥진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몸이 체온을 낮추기 위해 열심히 에너지를 끌어다 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부하가 걸려 사람이 쉽게 지쳐버린다.

우선 더운 날 우리 몸은 체온 유지를 위해 땀을 흘린다. 땀은 증발하면서 피부를 냉각시켜준다. 다만 이런 작업을 위해서는 심박수가 올라가고 온몸의 신진대사가 평소보다 활발해진다. 칼로리 소모가 많아지므로 쉽게 피곤함을 느낀다.

또한 혈관이 넓어지면서 평소보다 많은 혈액을 피부 표면까지 공급한다. 이렇게 열을 몸 밖으로 내보내 체온을 떨어뜨린다. 무더운 날씨에 사람들 피부가 붉게 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연히 이 작업에도 에너지가 소모된다.

한낮 온도가 40℃에 육박하는 한여름엔 온몸이 축축 처진다. <사진=pixabay>

한여름이 되면 우리 몸은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가벼운 탈수를 겪는다. 땀을 많이 흘리면 우리 몸의 체액이 그만큼 줄어든다. 탈수증상이 가속돼 피로가 가중된다.

뙤약볕 아래서 일하게 될 경우 피부가 타면 신체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피부만 상하는 게 아니라 몸의 체온 조절 기능도 약해진다. 특히 피부가 탄 것을 복구하려고 다른 부분에서 체액을 끌어다 쓰면서 탈수 현상이 빨라진다.

햇볕이 피부에 닿으면 색소 침착이 심해지고 주름이나 화상이 생긴다. 과학자들은 그런 화학적인 피부 변화 역시 피로의 원인이라고 본다. 몸이 입은 피해를 복구하려고 어디서든 에너지를 끌어 쓰기 때문이다.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차가운 음료나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경우가 많다. 다만 알코올이 이뇨작용을 하므로 탈수가 심해질 수도 있다. 한여름 탈수를 막기 위해서는 수분을 섭취하고 감자칩 같은 짭조름한 간식을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

무더위에는 적당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필수다. <사진=pixabay>

대표적인 온열질환은 일사병과 열사병이다. 둘을 같은 병으로 아는 사람도 많지만 엄연히 다르다. 쉽게 이해하려면 일사병이 경증, 열사병이 중증이라고 보면 된다.

일사병은 강한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면 걸린다. 체온이 정상을 벗어나 37~40℃까지 오르고 피부가 창백해지며 땀이 줄줄 흐른다. 급하게 피로가 몰려오고 어지러우며 심하면 구토도 나온다. 일사병이 의심되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옮겨 수분을 보충하고 쉬어야 한다. 30분가량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으면 의사를 찾는다.

열사병은 열이 몸에 갇히면서 체온조절 기능이 상실된 위험한 상태다. 체온이 40℃를 넘기고 일사병과 달리 피부가 붉어지며 땀이 거의 흐르지 않는다. 구토와 설사를 동반하고 심하면 발작과 경련이 찾아온다. 심장이나 뇌, 근육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일사병과 달리 위험한 상태이므로 즉시 얼음으로 찜질하고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지역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한여름 가장 더운 시간대는 오후 2시를 전후한 약 4시간이다. 이 시간대에는 가급적 적당히 냉방이 된 곳에 머무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