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서 사육하는 코끼리들은 사람들의 방문을 즐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노팅엄트렌트대학교는 지난달 28일 공개한 연구 성과에서 코끼리가 관람객의 방문을 반기며, 사람이 많을수록 기쁨을 표현한다고 주장했다.

이 학교 동물행동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팀은 동물들이 관람객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조사했다. 영국 모처의 동물원이 사육하는 250종의 동물 중 영장류를 제외한 포유류(56%)와 조류(28%)가 대상이 됐다. 양서류와 파충류, 무척추동물도 일부 포함됐다.

동물원 코끼리는 방문자가 많을수록 활달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그 결과 연구팀은 사회적 동물로 잘 알려진 코끼리들이 인간과 교류에 가장 적극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지루함을 나타내는 코끼리의 상동행동이 관람객 앞에서는 뚜렷하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조사 관계자는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은 기본적으로 방문객에 대해 중립적"이라며 "인간이 보러 오는 것을 기뻐하는 동물과 그렇지 않은 동물이 있는데, 코끼리는 전자 중에서도 그 양상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코끼리는 지루하면 긴 코와 함께 큰 몸을 앞뒤로 계속 흔드는 등 상동행동을 보인다. 다만 어린이나 가족, 연인 등 관람객이 찾아오고 먹이 주기 프로그램이 진행되자 이런 행동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반대로 동료와 사회적 행동은 증가했다.

동물원 코끼리들은 관람객들이 들어오면 먹이를 받아먹는 등 행동 변화가 뚜렷했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놀랍게도 코끼리의 상동행동은 사람이 많을수록 더 확실하게 줄었다"며 "사람들 앞에서 먹이를 많이 먹고, 전반적인 신체 활동이 활발해졌다"고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런 행동은 조류에서도 확인됐다. 앵무새는 관람객이 많아지자 코끼리처럼 사회적 행동이 늘었다. 넓적부리황새는 동물원이 붐비면 하루 대부분을 관람객 근처에서 보냈다. 펭귄과 재규어, 북극곰, 치타, 프레리독도 관람객을 환영했다.

반면 하마, 낙타, 기린 같은 우제목이나 말, 코뿔소 같은 기제목 포유류, 고슴도치나 타조 등은 관람객을 꺼렸다. 특히 야행성 동물들은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관람객이 동물들에 주는 영향을 연구하는 것은 중요하다. <사진=영화 '해치지않아' 스틸>

연구팀은 좋든 나쁘든, 동물원 관람객에 영향을 받는 동물이 최대 38%라고 분석했다. 일부는 활동량과 식사, 이동, 휴식 등 전반적인 행동이 바뀌었다. 경계, 사회적 행동의 변화도 관찰됐다.

조사 관계자는 "동물원 사육 동물의 60%가량은 방문자의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관람객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요인으로 동물 입장에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며 "그 영향을 자세히 아는 것은 동물들의 복지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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