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유튜브는 단순한 영상 플랫폼을 넘어 수많은 사람의 생계가 걸린 공간이 된 지 오래입니다. 수익화 기준과 추천 알고리즘, 광고 정책이 바뀌면 수년간 키운 채널도 하루아침에 흔들리고 맙니다. 최근 먹방 수익 제한 논란을 보면서, 유튜브가 어떤 콘텐츠를 위험하거나 가치가 낮다고 판단하는지, 그 기준이 AI·알고리즘·행동과학·플랫폼 경제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기획 '유튜브 생존게임'을 통해 살펴봅니다.

①먹방은 왜 표적이 됐나
②AI 쇼츠도 수익 제한될까
③먹방, 보기만 해도 문제?
④위험 챌린지는 왜 살아남나
⑤짜깁기·AI 영상도 돈 될까
⑥유튜버는 플랫폼의 임차인?

남이 만든 영상을 잘라 붙이고 자막과 음악을 넣으면 내 콘텐츠가 될까. 여기에 인공지능(AI) 음성으로 해설까지 붙이면 어떨까. 반대로 영상과 음성을 AI로 만들었지만 기획과 대본은 사람이 직접 작성했다면 유튜브에서 돈을 벌 수 있을까.

유튜브는 AI 사용 여부보다 콘텐츠의 독창성에 주목한다. 유튜브는 지난해 7월 파트너 프로그램(YPP)의 반복 콘텐츠(repetitious content)를 비진정성 콘텐츠(inauthentic content)로 명칭을 바꿨다. 당시 AI 영상 수익화가 대거 막힌다는 이야기가 퍼졌지만 유튜브는 새로운 규제가 아니라 기존 기준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비슷한 틀에 소재만 바꿔 영상을 대량 생산하는 경우다. 다른 사람이 만든 글이나 뉴스피드를 그대로 읽거나, 설명이나 교육적 가치가 거의 없는 이미지 슬라이드쇼를 반복적으로 만드는 콘텐츠도 수익화가 어려울 수 있다.

AI를 이용해 대량 생산되는 쇼츠가 늘고 있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이른바 ‘짜깁기 영상’에는 별도의 재사용 콘텐츠(reused content) 기준이 적용된다. 드라마나 예능의 장면만 이어 붙이거나 다른 SNS의 인기 영상을 모으고, 남이 만든 영상을 별다른 수정 없이 다시 올리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여기에는 의외의 함정이 있다. 원작자에게 허락을 받았다고 반드시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작권과 유튜브의 수익화 심사는 별개이기 때문이다. 저작권 침해가 아니더라도 유튜브가 독창적인 콘텐츠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YPP에서 수익화가 제한될 수 있다.

그렇다고 남의 영상이 들어가면 무조건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유튜브는 비평을 위한 영상 사용, 경기 장면에 선수 움직임을 분석한 콘텐츠, 원본에 자신의 의견을 더한 리액션 등을 수익화 가능한 사례로 제시한다. 핵심은 원본에 새로운 해설이나 정보, 이야기 등 의미 있는 가치를 얼마나 더했느냐다.

다른 사람의 영상을 이용하더라도 충분한 해설이나 비평 등 새로운 가치를 더하면 수익화가 가능하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AI도 마찬가지다. AI로 이미지와 영상을 만들고 AI 음성으로 내레이션을 했다고 곧바로 수익화에서 탈락하지 않는다. 사람이 직접 편집했더라도 같은 템플릿에 소재만 바꿔 대량 생산하면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다.

AI 사용 사실을 표시하는 문제 역시 수익화와는 별개다. 유튜브는 실제 사람이 하지 않은 행동을 한 것처럼 만들거나 실제 사건·장소를 사실적으로 변형한 합성 콘텐츠에는 AI 사용 사실을 공개하도록 요구한다. 반면 대본이나 제목 작성, 자동 자막, 화질 개선 등에 AI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표시 대상이 아니다.

AI 사용 사실을 표시했다고 수익화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도 아니다. 유튜브는 해당 표시가 영상의 시청자층이나 수익 창출 자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공개해야 할 합성 콘텐츠임에도 이를 반복적으로 숨기면 콘텐츠 삭제나 YPP 참여 정지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유튜브에서 AI 사용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에 얼마나 독창적인 가치를 더했느냐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종합하면, 유튜브가 따지는 것은 ‘AI를 썼느냐’보다 ‘무엇을 새로 만들었느냐’에 가깝다. 남의 영상 몇 초를 썼는지, 자막을 몇 줄 넣었는지가 아니라 원본에서 얻을 수 없었던 정보와 해설, 제작자의 관점이 결과물에 담겼는지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수익화 기준과 알고리즘을 따라 콘텐츠를 계속 바꿔야 하는 유튜버는 과연 자기 채널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수년 동안 쌓은 콘텐츠와 구독자가 있어도 플랫폼의 정책 하나로 수입이 사라질 수 있다. ⑥편에서 계속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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