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육군의 '아이언맨 수트' 개발에 이어 이번에는 미 공군이 인간의 세포 재생 능력을 5배 끌어올리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영화 '엑스맨' 속 울버린의 힐링 팩터를 연상케 하는 이 이야기는 실제 미 공군의 공식 발표 내용이다. 미 공군은 최근 'AFOSR가 상처 치유 기술 과학을 발전시킨다(AFOSR advances science of wound-healing technology)'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AFOSR(Air Force Office of Scientific Research)란 1997년 창립된 미 공군연구소 산하 과학연구소다.

이 프로젝트는 미시간대학교 컴퓨터의학 및 생물정보학 부교수 인디카 라자팍세 박사의 연구로부터 시작됐다. 상처를 더 빨리 치료하기 위해 인간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하는 방법을 연구하던 박사는 세포 내부를 관찰할 수 있는 고성능 현미경의 구입 자금 마련을 위해 제안서를 제출했고, 이를 미 공군 연구소가 받아들여 협업이 이뤄지게 됐다.

힐링 팩터를 가진 울버린(가운데) <사진=영화 '엑스맨 탄생 울버린' 스틸>

'세포 재프로그래밍(Cellular reprogramming)'이란 피부 세포와 같은 한 가지 유형의 인간 세포를 취해 그 게놈을 재프로그래밍, 근육 세포나 혈액 세포, 뉴런 또는 다른 세포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는 전사 인자(transcription factors)라는 단백질을 사용해 수행된다. 전사 인자는 세포 분열 및 성장, 세포 이동 및 조직과 같은 활동을 조절하기 위해 세포 내 다양한 유전자를 켜고 끄는 역할을 한다.

라자팍세 박사는 이를 통해 상처가 자연스럽게 치료되는 것보다 5배 이상 빨리 아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스프레이처럼 상처에 전사 인자를 뿌리면 돼 피부 이식보다 치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다만 필요한 변화를 일으키는 전사 인자를 식별하려면 오랜 시행 착오가 불가피하다. 라자팍세 박사는 정확한 전사 인자를 수학적으로 식별하고 전사 인자가 가장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포주기의 지점을 예측하기 위해 데이터 기반의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그리고 알고리즘을 개선하기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라이브 셀 이미징 현미경(live cell imaging microscope)이라는 장치가 필요했다.

울버린의 전매특허 아다만티움 클로 <사진=영화 '엑스맨 탄생 울버린' 스틸>

라자팍세 박사는 "공군의 도움으로 세포 재프로그래밍 및 상처 치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얻을 수 있었다"며 "미국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놀라운 기술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 공군은 "생명과학과 수학적 모델의 융합은 상처 치료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이는 공군이 찾던 획기적인 기술과 정확하게 일치하며, 향후 항공 의학과 우주개발 등에서도 혁신적인 방안을 제공할 것"이라고 호평했다.

물론 이번 프로젝트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도 있다. 과거에도 그랬듯 군의 발표는 과장된 경향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손에서 아다만티움 클로가 튀어나올 일은 없겠지만, 영화 속 울버린 급의 재생능력이 정말로 탄생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과학계 중론이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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