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소음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공부할 때 가급적 음악을 듣지 말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 미국심리학회 홈페이지에 소개된 실험결과에 따르면, 음악은 종류에 따라 듣는 이의 작업 효율에 각기 다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주변 환경에 민감한 사람은 작업 중 음악을 가급적 듣지 않는 편이 효율면에서 도움이 된다.
우리 주변에는 일이나 공부를 할 때 반드시 음악을 듣는 사람이 있다. 보다 집중이 잘된다는 이유인데, 정반대로 음악을 들으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이들도 적잖다. 이처럼 음악과 작업 효율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그간 여러 차례 진행됐는데, 이번 실험결과는 주변 환경까지 고려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피실험자들을 작업 중 음악을 듣는 그룹 A와 듣지 않는 그룹 B로 나누고 단순 작업과 복잡한 작업을 각각 주문했다. 배경음악으로는 리듬이 단순한 음악과 아주 복잡한 음악을 각각 준비했다.
그 결과, 단순한 음악을 듣거나 아예 음악을 듣지 않은 사람들은 단순 작업에서 거의 같은 작업 속도를 보여줬다. 리듬이 복잡한 음악을 듣은 사람은 단순 작업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했지만 복잡한 작업의 능력은 뚝 떨어졌다. 멜로디 변화가 없고 템포도 느린 단순한 음악은 대체로 작업 효율을 저해했지만 복잡한 작업에는 또 잘 맞았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음악과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사람의 정신적 능력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음악은 작업의 단조로움에 변화를 주고 기분을 좋게 해주는 활력소 정도로 보는 것이 좋다”며 “러닝 등 단순 작업의 경우 필요로 하는 정신적 능력이 최소화되고 지루함을 느낄 가능성이 있는데, 음악이 이를 메워준다”고 덧붙였다.
이어 “공부 같은 복잡하고 까다로운 작업의 경우 많은 정신적 능력을 동원하기 때문에 음악을 들으면서 할 경우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 조사 결과, 소음 등 주변 환경에 민감한 사람은 작업 시 음악을 들으면 효율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즉 음악은 외부 자극에 민감한 사람의 경우 더 많은 정신력을 소모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일을 하며 음악을 들을 때 보다 주의가 필요하다. 일테면 창밖의 소음이 거슬린다면 공부할 때 가급적 음악을 듣지 않거나 장소를 옮기는 편이 좋다. 소음은 물론 음악에도 정신이 팔려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소음을 상쇄하기 위해 음악을 크게 틀고 공부해본 사람 중 일부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라며 “외부 자극에 민감하다면, 공부뿐 아니라 단순 작업이라도 효율 상 음악을 듣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