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우가 만드는 식물 방전이 대기질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연구팀은 19일 공개한 논문에서 식물의 코로나 방전이 주변 대기질을 바꾸며, 그 영향이 인간에게 이득인지 손해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코로나 방전은 기체 속에서 이뤄지는 부분 방전이다. 뇌우로 발생한 전기장에 갇힌 식물의 잎 끝에서 소규모 방전이 일어나는 것이 식물 코로나 방전이다. 잎 끝에서 짧고 희미한 푸른 불꽃이 보이기도 한다.

연구팀은 식물 방전이 대량의 라디칼을 발생시키는 점에 주목했다. 라디칼은 어떤 이유로 화학변화가 일어날 때 분해하지 않고 다른 분자로 이동하는 원자들이다. 라디칼은 다른 화합물과 쉽게 반응하는데, 식물 코로나 방전이 대규모로 일어날 때 이 라디칼이 주변 공기에 적잖은 영향을 준다는 게 연구팀 결론이다.

뇌우에 반응해 식물의 잎 끝에서 방전 현상이 나타난다. <사진=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식물 방전의 경우 하이드록실과 하이드로퍼옥실 등 두 가지 라디칼을 만들어낸다”며 “이들 모두 중성으로 화합물을 산화시키거나 전자를 빼앗아 다른 분자로 변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하이드록실 라디칼은 대기에 뜬 각종 오염물질을 산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드로퍼옥실 라디칼 역시 대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관련 연구가 활발하다. 다만 대기 중에 퍼진 이 물질들이 인간에 좋은지 나쁜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조사 관계자는 “하이드록실은 공기 질을 나쁘게 하는 에어로졸 입자를 만들지만 메탄 등 온실가스와 반응하면 이를 대기에서 제거한다”며 “산소와 반응하면 인체에 유독한 오존이 발생하지만 상공의 오존은 자외선을 막는 방패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뇌우와 코로나 방전에 따른 하이드록실 라디칼의 관계가 주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 연구에서 천둥이 대기 중의 하이드록실 라디칼을 발생하는 주요 원인임이 밝혀졌다. 대기에 포함된 하이드록실 라디칼의 6분의 1이 뇌우와 직접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낙뢰가 만드는 식물 코로나 방전이 대기질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알아보는 것은 온난화를 늦추는 데 있어 중요하다. <사진=pixabay>

또 다른 조사에서는 전신주나 송전탑 등 금속의 코로나 방전량이 식물 코로나 방전보다 약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식물은 전 세계에 분포하며 양으로 따지면 전신주나 송전탑에 비할 바가 아니므로 식물 방전을 더 연구하면 온난화 대책을 세울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의견이다.

조사 관계자는 “세계에서 뇌우가 빈발하는 지역에는 총 2조 그루나 되는 수목이 자란다”며 “낙뢰가 일어나기 쉬운 지역에 방대한 나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식물 코로나는 대기에 예상치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하이드록실 라디칼이 대기의 가장 중요한 정화제라는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식물 코로나 방전이 대기에 미치는 국지적 영향과 더 넓은 지구적 영향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