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에서 만든 식용 인공육이 조만간 미국 슈퍼마켓에 등장할 전망이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인공육의 안전성을 처음으로 인정하면서 인류가 직면한 식량위기 해결을 위해 등장한 대체 고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배양육 업체 업사이드 푸드(UPSIDE Foods)는 1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인공 배양한 닭고기가 FDA 승인을 정식으로 따냈다고 발표했다.

업체에 따르면 FDA는 배양한 닭 세포로 구성되거나 이를 포함한 식품이 다른 방법으로 생산된 동등한 먹을거리와 마찬가지로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FDA는 업사이드 푸드가 제조한 인공 닭고기가 실제로 유통돼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이 회사의 배양육은 정식 유통을 위해 미 농무부(USDA) 검사만 남긴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FDA 승인을 받은 식품은 USDA 검사를 통과할 확률이 커 미국 슈퍼마켓에 인공고기가 등장할 날이 머지않았다.

업사이드 푸드사의 배양 닭고기를 활용한 버거 <사진=업사이드 푸드 공식 홈페이지>

인공육은 말 그대로 인위적으로 제조한 고기다. 소나 돼지, 닭 등 고기를 제공하는 가축의 세포를 인공적으로 길러내는 배양육부터 콩 등 식물을 이용한 일명 베지미트(vegemeat) 등 종류가 다양하다. 2020년 미국에서는 사람의 구강세포를 활용한 배양육이 등장해 식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직은 인공육에 대한 거부감이 있고 일부에서는 진짜 고기보다 인체에 해롭다는 주장도 계속된다. 일부 학자들은 인공육 제조 과정이 기후변화나 환경오염에 악영향을 덜 미친다는 주장은 과하다고 지적한다. 배양육은 세포 배지에 포함된 곡물을 재배하기 위한 토지 및 배양시설 가동을 위한 에너지가 필요해 친환경성이 아직 입증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인공고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인류가 직면한 식량문제다. 최근 80억명을 넘어선 세계 인구가 2050년 90억명을 돌파할 경우 식량난은 한층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인공육이 오는 2040년 세계 인구의 육류 소비량 60%를 책임진다는 견해도 있다. 가축을 키울 때 발생하는 막대한 환경오염 물질도 인공육 연구를 가속화한다. 

소나 돼지 닭 등 인류에 고기를 제공하는 가축들은 키우는 과정에서 다량의 환경오염 물질이 발생한다. <사진=pixabay>

특히 의미가 있는 것은 FDA가 처음으로 배양육 유통 신청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 그간 미국의 수많은 배양육 업체들이 FDA 승인을 받기 위해 경쟁해 왔지만 한차례도 통과한 적이 없었다.

FDA의 배양육 승인으로 미국은 물론 각국의 인공육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는 이미 2년 전 세계 최초로 배양육 판매를 승인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부터 대기업들이 인공육 개발에 뛰어들면서 머잖아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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