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홍염(프로미넌스)보다 질량이 최소 100배나 큰 관측 사상 가장 거대한 항성 가스 폭발 현상이 포착됐다.

일본 국립천문대(NAOJ)와 교토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28일 공개한 연구 성과에서 지구에서 약 400광년 떨어진 ‘오리온자리 V1355’ 항성 표면에서 천문학 사상 유례가 없는 초대형 홍염을 관측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교토대학교 오카야마 천문대의 구경 3.8m 세이메이 망원경과 미 항공우주국(NASA)의 외계 행성 탐사 위성 테스(TESS)를 활용해 잦은 거대 폭발을 일으키는 ‘V1355’를 면밀히 관찰했다.

오리온자리 V1355 표면에 솟아오른 초대형 홍염의 상상도 <사진=NAOJ 공식 홈페이지>

그 결과, ‘V1355’의 슈퍼 플레어 에너지양은 태양 최대급 플레어의 약 7000배에 달했다. 홍염의 질량은 태양에서 확인된 최대급 프로미넌스의 최소 100배 수준이었다. 태양 홍염은 그 둘레가 목성보다 훨씬 큰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를 가볍게 압도하는 ‘V1355’의 프로미넌스에 학계 관심이 집중됐다.

홍염은 항성의 대규모 폭발 현상인 플레어의 영향으로 표면에 분출되는 가스 기둥이다. 플레어가 발생하면 온도 약 1만℃의 뜨거운 가스가 상공을 향해 고속으로 분출되며 돔이나 루프 형태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홍염의 분출 속도는 초속 약 1600㎞으로, 이 항성에서 가스가 중력의 영향을 벗어나 탈출할 수 있는 최소 속도 350㎞/s보다 4배 넘게 빨랐다. NAOJ 관계자는 “폭발력이 너무 커 홍염이 항성의 중력을 거의 무시하듯 초고속으로 우주 공간에 방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토대학교가 운용하는 오카야마 천문대 세이메이 망원경 <사진=교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플레어를 뛰어넘는 슈퍼 플레어는 다른 천체에서도 관측된 적이 있지만, 그에 따라 분출하는 가스의 속도는 ‘V1355’와 달리 항성을 탈출할 정도로 빠르지 않았다. 태양 같은 항성 표면의 플레어와 이에 따른 홍염은 대규모 통신 장애 등 지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학계는 이를 예의주시해 왔다.

NAOJ 관계자는 “이번 관측은 홍염이 별의 중력권 밖까지 방출되는 상황을 처음으로 보여줬다”며 “홍염이 별의 진화와 주변 행성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자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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