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세포를 이용하는 배양육이 기존 고기보다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배양육의 장점 중 하나가 친환경성이라는 기존 주장을 뒤집은 이번 발표에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는 최근 발표한 연구 성과에서 세포 배양육이 일반 고기보다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배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학교 연구팀이 산출한 배양육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기존 고기의 최소 4배, 최대 25배에 달한다.

연구팀은 배양육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배출가스를 만들어내는지 조사했다. 가축을 키우기 위한 토지, 물, 항생제가 불필요한 배양육은 이론대로라면 탄소 배출량 역시 적다는 점은 확인됐다. 다만 지금 기술로 배양육을 기존 고기만큼 시장에 공급할 경우, 축산으로 인한 것보다 훨씬 많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결론 내렸다.

인공육을 대표하는 배양육은 고기의 식감과 맛을 따라잡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뭣보다 친환경성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사진=pixabay>

실험 관계자는 "세포 배양육은 정제 과정 및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화석 연료가 개입된다"며 "이 기술을 친환경적으로 개선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기존 고기만큼 배양육이 유통되면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막대한 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양육 정제 과정은 엔도톡신 제거를 위해 필수다. 엔도톡신은 체내에 존재하면서 균체 밖으로 독소가 분비되지 않아 내독소라고도 한다. 배양육을 만들 때 그람음성균이 엔도톡신을 방출하는데, 이를 제거하지 않으면 세포 재생이나 배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실험 관계자는 "동물 세포 배양육은 현재 이 엔도톡신을 제거, 저감하기 위해 정제된 성장 배지 성분을 사용한다"며 "이 방법은 에너지와 자원을 대량으로 소비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불가피하며, 배양육의 가격을 올리는 원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인류의 단백질 공급원인 소나 돼지, 닭 등 가축을 키우기 위해서는 대량의 탄소 배출이 불가피하다. <사진=pixabay>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고도로 정제된 성장 배지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배양육 1㎏ 생산을 위해 246㎏에서 1508㎏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이는 마트에서 판매되는 소고기가 야기하는 이산화탄소의 4~25배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 결과를 토대로 배양육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다 다각적인 연구를 통해 미처 알지 못하는 배양육의 단점을 알아내야 인공육 개발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식물을 사용하는 베지미트와 더불어 인공육을 대표하는 배양육은 그간 환경에 이로운 미래 먹을거리로 주목을 받았다. 배양육 업체들은 가축을 기를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거의 없다며 친환경성을 내세워 왔다. 미 식품의약국(FDA)도 이런 점을 인정해 최근 1년간 세포 배양육 업체 두 곳의 식재료 유통을 허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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