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지수(IQ)가 높을수록 어려운 문제에 시간을 두고 답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고의 속도가 곧 지성의 지표로 여겨져왔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쏠렸다.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 부속 샤리테병원 연구팀은 5일 공식 채널을 통해 IQ가 높은 사람들은 어려운 문제를 접하면 일반적인 사람보다 천천히 생각한다는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람이 문제에 몰두할 때 뇌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기획했다. IQ가 제각각인 피실험자 650명을 모집한 뒤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를 제시했다. 이때 각 피실험자의 뇌 활동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장비로 관찰했다.

천재의 대명사 아인슈타인의 IQ는 160으로 여겨진다. <사진=pixabay>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IQ가 높은 사람들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점을 알아냈다. 문제풀이를 위해 뇌의 다양한 영역이 연계한 결과였다. 비록 시간은 지체됐지만 IQ가 높은 사람들은 대체로 정답을 맞혔다.

실험 관계자는 "문제가 쉬우면 IQ와 상관없이 피실험자 대부분 정답을 내놨다"며 "문제가 복잡해지면 똑똑한 사람일수록 대답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 반면, IQ가 평균이거나 그 이하일 경우 성급하게 답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똑똑한 사람들은 뇌의 모든 영역에서 처리가 끝날 때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는 듯하다"며 "각 영역이 잘 연계되지 않은 뇌의 경우 서둘러 결론을 내려 오답 확률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빠른 사고가 곧 지성의 기준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사진=pixabay>

이번 실험은 동기성이 낮은 뇌는 빠르게 결론을 내는 반면, 보다 동기성이 높은 뇌는 전두엽 신경회로나 전뇌가 필요한 처리를 마무리할 때까지 판단을 보류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

실험 관계자는 "이 같은 뇌 행동 양상은 치매 등 신경변성질환 환자의 맞춤 치료나 인공 뇌 연구에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며 "학교 시험이나 국가고시 같은 다양한 테스트의 시행 기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실험을 보면 모든 시험에 똑같은 제한 시간을 두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며 "누구라도 맞힐 문제는 시간을 짧게, 어려운 문제는 충분한 시간을 제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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