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를 무시한 예고된 참사다."

세계적 거장 제임스 카메론(68) 감독은 최근 벌어진 타이탄 잠수정 폭발 사고가 111년 전 타이타닉 호의 비극과 똑같은 인재라고 주장했다.

23일 미국 ABC 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18일 출항, 연락이 두절됐다 4일 만에 파편이 발견된 타이탄 사고의 원인이 안전불감증이라고 분석했다.

18일 출항한 타이탄 잠수정. 4일 만에 파편이 발견되면서 폭발한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공식 홈페이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전부터 다이빙 업계나 전문가들이 심해 잠수정의 안전성에 깊은 우려를 표해왔다"며 "타이탄에 승객을 태우고 심해로 들어가는 것은 위험천만한 실험이라는 지적이 계속됐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고가 타이타닉의 비극과 비슷하다는 사실은 영화를 연출한 제게 큰 충격"이라며 "타이타닉 호의 선장은 빙산이 있다는 보고를 여러 차례 받았지만 달도 뜨지 않은 밤 전속력으로 배를 몰다 참사를 냈다"고 돌아봤다.

감독은 "타이타닉과 타이탄 사고 모두 안전에 대한 경고를 무시한 인재라는 점에서 아주 안타깝다"며 "111년 간격으로 벌어진 해양 참사라는 점에서 무력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강조했다.

3D로 재현한 타이타닉의 선수 부분. 거대한 여객선의 위용을 상징하는 굴뚝은 침몰 당시 모두 뜯겨 나갔다. <사진=마젤란 공식 홈페이지>

바다 위의 초호화 호텔로 불린 타이타닉 호는 1912년 4월 24일 영국 사우샘프턴을 출발, 미국 뉴욕으로 첫 항해에 나섰다. 한밤중에 빙산과 충돌한 뒤 배가 두 동강이 나 침몰하면서 승객과 선원 등 약 1500명이 목숨을 잃었다.

타이탄은 4000m 깊이까지 내려갈 수 있는 소형 잠수정이다. 운용사인 해양 탐사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은 3800m 해저에 가라앉은 타이타닉을 둘러보는 투어에 타이탄을 사용했다.

영화 '타이타닉'을 연출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 <사진=영화 '타이타닉' 프로모션 스틸>

이 회사 최고경영자 스톡턴 러시를 비롯해 5명이 탑승한 타이탄은 18일 출항 후 곧 연락이 두절됐다. 골든타임이 거의 지나가던 22일 타이탄의 파편이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선체가 폭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측했다.

이 잠수정에 탔던 프랑스 전문 다이버 폴 앙리 나절렛은 제임스 카메론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참가비가 25만 달러(약 3억3000만원)나 되는 타이타닉 투어는 유사시 회사에 책임을 묻지 않는 면책조항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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