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그래픽(CG)을 보는 듯한 풍부한 표정과 제법 자연스러운 대화로 유명한 휴머노이드 '아메카(Ameca)'가 그림에 도전했다.

영국 엔지니어드 아츠(Engineered Arts)는 최근 공식 SNS를 통해 발전을 거듭하는 아메카의 최신 영상을 공개했다. '아메카'에 그림 생성 인공지능(AI)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을 탑재한 엔지니어드 아츠는 AI 휴머노이드가 어떤 수준의 그림을 그리는지 실험했다.

스테이블 디퓨전은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그림 생성 AI다. 문장 등 명령어를 넣으면 AI가 그림을 만들어낸다. 이를 로봇이 탑재하고 직접 그림을 그린 전례가 없기에 아메카의 도전에 시선이 쏠렸다.

2021년 말 공개된 휴머노이드 아메카. 풍부한 표정이 장점이며 사람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눈다. 최근 챗GPT와 스테이블 디퓨전 등 생성형 AI와 접목이 한창이다. <사진=엔지니어드 아츠 공식 홈페이지>

실험 관계자는 "업데이트된 나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지"라는 아메카에게 "고양이를 그릴 수 있겠어?"라고 물었다. 아메카는 "물론 할 수 있지"라고 답한 뒤, 눈앞의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오른손에 펜을 쥔 아메카는 보드에 대고 망설임 없이 그림을 그렸다. 보드 크기는 가로 약 50㎝, 세로 약 30㎝로 크지 않았으며, 범위를 벗어나는 실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아메카는 순식간에 고양이를 그리고 사인까지 했다.

엔지니어드 아츠에 따르면, 스테이블 디퓨전 같은 생성형 AI를 로봇에 탑재하면 그림을 구현하는 것이 더 복잡해진다. 인공지능이 그림을 생성하는 것은 이제 쉬운 일이지만, 이를 그대로 보드에 그려내는 건 기계적인 문제다.

아메카가 그린 고양이. 스테이블 디퓨전이 실제 떠올린 이미지를 기계적으로 재현하기는 아직 한계가 있다. <사진=엔지니어드 아츠 공식 홈페이지>

실험 관계자는 "AI가 그려낸 이미지 그대로 로봇이 펜을 쥐고 다시 그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며 "게다가 사람들이 보고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빠르고 매끈하게 그리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아메카가 그린 고양이는 스테이블 디퓨전이 요즘 생성하는 고양이 이미지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며 "AI가 떠올린 이미지를 기계적으로 그대로 옮기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메카는 2021년 12월 엔지니어드 아츠가 처음 선을 보였다. 표정의 변화가 자연스럽고 동작 역시 지금까지 등장한 휴머노이드와 달리 매끄러워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듬해 1월 공개된 영상에서 아메카는 사람 손가락에 따라 시선을 움직이고 미간을 찌푸리는 상호작용을 구현했다. 지난해 9월에는 사람 표정을 그대로 흉내 내는 기능도 선보였다.

엔지니어드 아츠는 최근 급속도로 발달하는 생성형 AI를 아메카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지난 4월 아메카에 오픈 AI 사의 챗(Chat)GPT를 탑재한 이 회사는 스테이블 디퓨전 외에 다른 생성형 AI를 적용하고 성능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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