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첩기(트라이아스기) 수중을 누빈 몸길이 1m 넘는 파충류가 새로 발견됐다. 학계는 이 생물이 호수와 바다를 누비다 멸종한 중생대 파충류, 즉 기룡류의 역사를 다시 쓸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중국 합비공업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약 2억5000만 년 전 삼첩기 중국 남부 여울에 서식한 파충류 화석이 신종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프로사우로스파르기스 잉지샤넨시스(Prosaurosphargis yingzishanensis)로 명명된 이 생물은 튼튼한 장갑을 뒤집어쓴 기룡류의 하위 그룹으로 여겨진다. 도마뱀과 거북이의 특징을 모두 가진 독특한 외형을 했으며, 몸길이는 약 1.5m다.

아티스트가 상상해 그린 프로사우로스파르기스 잉지샤넨시스 <사진=Wolniewicz·eLife·합비공업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신종 화석은 2019년 중국 후베이성의 채석장에서 발굴됐다. 당시 학자들은 몸길이 2~4m의 대형 사우로스파르기스(Saurosphargis, 기룡류)의 한 갈래로 추측했다. 사우로스파르기스는 도마뱀과 장수거북을 뜻하는 그리스어의 합성어다.

조사 관계자는 "신종 생물은 튼튼한 장갑으로 뒤덮인 수중 파충류의 계통을 다시 짜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며 "삼첩기를 전후한 고생물 진화의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프로사우로스파르기스 잉지샤넨시스의 장갑은 악어 등 파충류나 공룡에서 관찰되는 전형적인 피골판으로 구성된다"며 "이 생물은 삼첩기 당시 수중 파충류를 대표하는 개체였을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프로사우로스파르기스 잉지샤넨시스의 화석에서 확인되는 뼈들 <사진=Wolniewicz·eLife·합비공업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프로사우로스파르기스 잉지샤넨시스가 속한 기룡류는 삼첩기 중기인 2억5000만 년 전 멸종했다. 생물학자들은 기룡류를 판치목(Placodontia) 및 수장룡(Eosauropterygia) 등 두 계통으로 분류해 왔다.

조사 관계자는 "판치목은 거북이 같은 외형이 특징적인 그룹이며, 수장룡류는 플레시오사우루스 같이 지느러미를 가진 수룡 그룹을 아우른다"며 "기룡류는 수룡류와 분명히 구분돼 왔지만 프로사우로스파르기스 잉지샤넨시스의 화석이 나타나면서 분류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으로 기룡류의 서브그룹 계보가 한층 복잡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느러미를 가진 수룡류나 어룡류가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보다 거북이나 악어, 나아가 조류 등과 가까웠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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