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 위성 유로파의 표면에 분포한 이산화탄소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잡아냈다. 두꺼운 얼음 아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유로파는 외계 생명체 존재 여부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와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를 활용한 유로파 관측 정보 분석 결과 탄소 흔적을 특정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연구팀의 조사 보고서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도 소개됐다.

이번 연구에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NIRCam이 면분광유닛(integral field units, IFU) 모드로 관측한 정보들이 활용됐다. NIRCam은 IFU 모드에서 지름 약 3128㎞의 유로파를 320×320㎞ 초고해상도로 들여다봤다. 다양한 파장의 근적외선을 통해 유로파 표면의 어디에 어떤 물질이 존재하는지 알아보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몇 분이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로 관측한 목성 위성 유로파. 하얗게 보이는 부분이 이산화탄소가 분포하는 타라 지역(중앙 오른쪽) 및 포이스 지역(왼쪽 아래)이다. 적외선 파장을 이용한 관측이므로 색상은 임의로 착색됐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에 따르면 유로파 표면의 이산화탄소는 타라 지역(Tara Regio) 및 포이스 지역(Powys Regio)에 집중됐다. 두 지역은 지표면이 붕괴하며 생성된 유로파의 일명 카오스 지형을 대표한다.

이오와 가니메데, 칼리스토와 더불어 목성의 갈릴레이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는 허블우주망원경 관측을 통해 수증기 플룸(간헐천)의 분출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 플룸은 카오스 지형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조사 관계자는 "타라 지역에서는 이미 2019년 염화나트륨이 관측됐다"며 "타라와 포이스 등 카오스 지형은 유로파 표면과 내부의 바다가 연결돼 산소 등 다양한 물질이 순환된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전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카메라(NIRCam)로 관측한 유로파(맨 왼쪽). 2~3번 사진은 NIRCam의 면분광유닛(IFU) 모드로 관측한 유로파로, 카오스 지형에 이산화탄소가 집중 분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2, 3번 사진은 결정질, 4번 사진은 비정질 탄소를 각각 나타낸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가 잡아낸 이산화탄소 분석 결과 운석과 충돌 등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게 우리 생각"이라며 "이산화탄소는 유로파 내부의 바다에서 비교적 최근 표면으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산화탄소가 지질학적으로 젊은 카오스 지형에 집중 분포한다는 점에서 지표면 내부의 바다에서 최근 유출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유로파의 이산화탄소 자체는 과거에도 검출된 적이 있다. 다만 이산화탄소가 내부에서 유출됐는지, 아니면 운석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유래했는지 특정되지 않았다. 이번에 카오스 지형에 이산화탄소가 집중 분포한다는 것이 드러난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유로파 표면의 이산화탄소는 운석과 충돌 등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보는 학자도 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는 이번 제임스웹우주망원경 관측에서 유로파 표면의 플룸은 특정하지 못했다. 유로파는 토성 위성 엔켈라두스와 마찬가지로 지표면을 뚫고 거대한 수증기 기둥이 분출된다고 생각돼 왔다. NASA는 플룸이 항상 분출하는 것은 아니기에 큰 의미는 두지 않았다. 

엔켈라두스만큼이나 주목받는 유로파는 올해 4월 발사된 유럽우주국(ESA)의 목성계 탐사선 '주스(JUICE)' 및 NASA가 2024년 10월 발사를 목표로 준비 중인 차세대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를 통해 더 많은 비밀이 벗겨질 전망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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