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하려면 잠에 들기 직전이 효과적이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분한 수면 직전 학습한 내용일수록 뇌가 오래 기억한다는 주장에 학계 관심이 쏠렸다.

영국 레스터대학교 연구팀은 수학 등 공부를 하려면 가급적 자기 전이 효과적이라는 내용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지난달 말 발표했다. 연구팀은 학습이나 기억에 있어 수면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실험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사람이 공부한 내용을 기억하는 데 있어 수면이 얼마나 관여하는지 알아보는 과정에서 이런 결론을 내렸다. 피실험자 77명을 모집한 연구팀은 A와 B 그룹으로 나누고 A 그룹은 밤에 잠들기 전 곱셈을 공부하게 했다. 다음날 아침 평소보다 더 많은 문제를 기억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시험이나 중요한 회의, 발표를 앞뒀다면 밤늦게 매달리기보다 자기 직전 준비하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A 그룹이 공부한 내용은 8×23=184와 같은 곱셈이다. 피실험자들은 모두 밤에 여러 문제를 학습했고, 끝나고 나서 바로 잠들었다. 아침에 눈을 뜬 뒤에는 테스트를 통해 잠자기 전 공부한 내용을 점검받았다. 곱셈 공부 종료부터 이튿날 아침 테스트 사이의 시간은 10시간 30분이었다.

B 그룹은 같은 곱셈 문제들을 잠자고 난 아침에 공부했다. 이후 휴식 없이 일상생활을 하다 10시간 30분 뒤 A 그룹처럼 시험을 봤다. 그 결과 A 그룹의 성적이 B 그룹에 비해 월등하게 좋았다. A 그룹의 피실험자들은 밤에 공부한 내용이 한 개 이상 또렷하게 기억났다고 입을 모았다.

실험 관계자는 "밤에 제대로 취한 수면이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은 단어나 짧은 문장 테스트에서 이미 입증됐다"며 "이번 수학 실험에서도 단어 실험보다는 덜하지만 수면을 통한 유의미한 기억력 향상 효과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밤에 취하는 수면이 사람은 물론 동물에게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사진=pixabay>

이 관계자는 "이번 실험 결과는 우리 뇌가 뭔가를 기억하려면 충분한 수면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며 "당장 내일 중요한 시험이나 회의, 발표가 있다면 밤을 새우기보다는 충분히 자되, 잠을 자기 직전 정보들을 머리에 넣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간의 생체 리듬을 고려할 때, 기억력 유지나 향상에는 낮잠보다는 밤의 정상적인 잠이 도움이 된다. 안대를 사용해 수면 중 빛의 자극을 완벽하게 차단하면 다음날 머리가 한층 맑고 기억력도 향상된다고 연구팀은 귀띔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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