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 비행사가 선외 활동 중 분실한 공구 가방이 고도 약 400㎞ 지구 저궤도를 떠돌고 있다. 공구 가방은 점차 고도가 떨어진 뒤 지구 대기권에 진입, 소멸할 전망이다.

NASA는 17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 1일 국제우주정거장(ISS) 정기 점검을 위해 첫 선외 활동에 나섰던 자스민 모그벨리(40) 및 로랄 오하라(40) 비행사의 공구 가방 분실 사고를 소개했다.

NASA에 따르면, 두 비행사는 당시 약 7시간에 걸쳐 ISS 외부에서 태양 전지 어레이의 베어링 교체 및 외부 카메라 케이블 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비행사들이 사용한 공구 가방의 케이블이 풀리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이달 2일 ISS의 선외 카메라가 촬영한 공구 가방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직후 우주비행사들은 ISS 카메라로 공구 가방의 상태를 확인, 선체와 충돌할 위험은 낮다고 판단했다. 고도가 점점 낮아진 공구 주머니는 내년 3월경 대기권에 진입해 타버릴 것으로 비행사들은 예상했다.

현재 문제의 공구 가방은 지구 궤도 상 물체로 분류돼 미 우주군(USSF)이 정식 추적하고 있다. 위치는 실시간으로 일반에 공개 중이다. 밝기 약 6등급으로 천왕성보다 조금 어두운 공구 주머니는 지상에서 쌍안경으로 관측할 수도 있다.

비행사들이 우주 공간에서 뭔가 분실한 사례는 더 있다. 1965년 선외 활동 중이던 우주비행사가 장갑을 깜박했고 2006년 ISS에 도킹한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 선체 측면에서 복원 작업을 하던 NASA의 피어스 셀러스 비행사는 실수로 공구를 놓쳤다. 이 공구는 4개월 뒤 지구 대기권에 돌입해 소멸했다.

지난 1일 ISS 선외 카메라에 잡힌 자스민 모그벨리, 로랄 오하라 우주비행사 <사진=NASA TV 공식 홈페이지>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우주비행사들마저 실수로 우주 쓰레기를 유발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연합(UN)이 2022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너무 작아 추적할 수 없는 지구 궤도 상의 우주 쓰레기는 약 1억3000만 개다.

지구 궤도 상의 우주 쓰레기가 늘수록 인공위성이나 ISS에 충돌할 가능성은 더 커진다. 인공위성이 손상되면 전지구측위시스템(GPS)와 통신, 기상 관측에 영향을 미치고 파편이 더 흩어지면 지구 주회 궤도를 이용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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