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잠을 자는 듯 동그랗게 웅크린 채 화석이 된 7100만 년 전 공룡이 신종으로 확인됐다. 이 공룡은 현생종 새와 닮은 구석이 너무 많아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일본 홋카이도대학교 고생물학 연구팀은 2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새와 비슷한 자세로 잠을 자다 화석으로 남은 신종 공룡 야쿠리니쿠스 야루이(Jaculinykus yaruui)를 소개했다.

이 공룡의 화석은 몽골 고비사막 네메그트 분지의 고대 지층에서 발굴됐다. 몸을 웅크린 자세가 현생종 새와 흡사한데, 이는 새에 가까운 공룡이 등장하기 훨씬 이전에 조류의 행동이 출현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현생종 조류의 특징을 많이 가진 7100만 년 전의 공룡 야쿠리니쿠스 야루이. 화석을 토대로 복원한 상상도다. <사진=홋카이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Seiji Yamamoto>

발굴에 참여한 홋카이도대학교 부설 박물관 고생물학자 고바야시 요시츠구(52) 조교수는 "네메그트 분지는 현지에서 '용의 계곡'으로 불리는 고대 공룡 화석의 명소"라며 "야쿠리니쿠스 야루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중세 신화 속 괴물 뱀 야쿨루스(Jaculus), 갈고리발톱을 뜻하는 라틴어 오니쿠스(onykus), 재빠르다는 의미의 몽골어 야루(yaruu)에서 땄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생각대로라면 이 공룡은 아주 오래전 지상을 성큼성큼 활보했을 것"이라며 "먹이활동 등을 하다 지치면 현생종 새와 같은 자세로 편안하게 잠이 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야쿠리니쿠스 야루이의 화석을 분석한 연구팀은 목과 꼬리를 활 모양으로 만들고 뒷다리를 골반 아래로 접은 것이 전형적인 새의 수면 자세라고 놀라워했다. 이 밖에도 새와 비슷한 골격을 하고 있어 새의 조상에 관한 지금까지의 학설이 대폭 수정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야쿠리니쿠스 야루이의 화석(A) 및 골격의 세부 구성(B), 이를 바탕으로 재현한 몸체(C) <사진=홋카이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고바야시 조교수는 "야쿠리니쿠스 야루이는 긴 두 다리 끝에 사냥감을 움켜쥐기 딱 알맞은 세 개의 발가락을 가졌다"며 "여러모로 이 공룡은 현생종 새와 아주 비슷한 신체 구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홋카이도대학교 연구팀은 야쿠리니쿠스 야루이의 화석을 현생종 새의 골격과 비교·분석해 또 다른 공통점은 없는지 알아볼 계획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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