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생명의 뿌리가 되는 원재료들은 지구에서 한참 떨어진 심우주에서 아주 오래전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 ACS)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ACS 센트럴 사이언스(ACS Central Science)에 29일 게재된 새로운 연구는 생명의 원재료가 되는 물질이 학계의 생각보다 훨씬 전에 형성됐을 가능성에 초점을 뒀다.

연구에 참여한 학자들은 생명 탄생에 필수적인 구성요소가 항성 및 행성과 함께 성간 공간에서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성간 공간 등 심우주 관측에 최적화된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이용해 별이나 행성이 형성된 영역을 대상으로 정밀 탐색을 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은 우주 생명체 기원의 비밀에 접근하기 위한 미션도 예정했다. <사진=유럽우주국(ESA) 공식 홈페이지>

생명체는 탄소와 수소, 질소, 산소, 인, 유황과 물, 에너지원 등이 필수적이다. 지구의 생명 탄생은 약 38억 년 전으로 여겨지며 가장 오래된 생물의 화석은 약 35억 년 전 생성됐다. 생명의 구성요소 중 탄소계 분자 아미노산이 중요한데, 이는 초기 지구에서 형성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새로운 연구는 전혀 다른 기원을 시사했다. 연구팀은 가장 단순한 아미노산 카르바민산이 성간 물질 내부에서 별이나 행성과 함께 형성됐다고 봤다.

연구팀은 먼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얼음 알갱이 모델을 제작하고 가설을 검증했다. 얼음 알갱이를 천천히 데우자 카르바민산과 카르바민산암모늄이 생성됐다. 이 분자들이 더 복잡한 아미노산, 즉 생명의 구성요소로 변화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오시리스 렉스 탐사선이 회수한 소행성 베누의 토양 샘플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관계자는 "카르바민산과 카르바민산암모늄이 별 형성의 가장 초기, 즉 가장 저온 단계에서 형성됐을 가능성이 비로소 떠오른 것"이라며 "이 두 분자가 결합해 기체를 생성할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구 외에서 생명체의 명확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지금, 생명의 기원에 대한 학자들의 생각은 모두 가설에 가깝다"며 "'류구'나 '베누' 같은 소행성 샘플을 회수해 조사하고 제임스웹우주망원경 등 첨단 장비로 심우주 관측을 이어가면 생명의 기원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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