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사람들이 오랜 세월 성물로 숭배한 돌이 공룡 알 화석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알은 7500만 년 전 백악기 후기에 지상을 누빈 용각류의 것으로 확인됐다.

비르발 사니 고생물학 연구소(Birbal Sahni Institute of Paleosciences)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인도 중부 마디아프라데시 주의 마을에서 발견된 공룡알 화석을 소개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곳 주민들의 선조는 수 세대 전 농사를 짓다 손바닥 크기의 둥근 돌 수백 개를 발견했다. 이들은 돌이 힌두교 수호신 쿨라데바타가 전한 거룩한 물건으로 여겨 대를 이어 숭배했다.

부화하는 티타노사우루스 알의 상상도 <사진=로스앤젤레스자연사박물관(NHM)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Titanosaur 3D Trailer at the NHM 3D Theater' 캡처>

마을 주민들은 돌을 나눠 각 가정의 무화과나무 밑에 두고 고이 모셨다. 이들의 희한한 풍습은 최근 입소문을 타 알려졌고 비르발 사니 고생물학 연구소 전문가들이 현지 조사에 나서기에 이르렀다.

학자들이 살펴본 돌은 놀랍게도 공룡 알이었다. 정밀 분석 결과 약 7500만 년 전 백악기 후기 지금의 인도 일대에 서식한 대형 용각류 티타노사우루스 알로 밝혀졌다.

연구소 관계자는 “티타노사우루스는 중생대 백악기 후기, 그러니까 약 9000만 년에서 6600만 년 전 인도에 번성했다”며 “성체의 몸길이 약 15m, 체중 약 10t에 달하는 티타노사우루스는 몸통을 기준으로 길쭉한 목과 꼬리를 가졌다”고 전했다.

고고학·역사학·생물학적 자료를 토대로 복원한 티타노사우루스 <사진=로스앤젤레스자연사박물관(NHM)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Titanosaur 3D Trailer at the NHM 3D Theater' 캡처>

이어 “알을 숭배한 마디아프라데시 주의 나르마다 계곡 일대는 중생대 백악기에 공룡이 살았던 지역”이라며 “인근에는 2011년 설립된 공룡 화석 국립공원도 있는데 주민들은 화석이 신이 준 선물이라고 오랜 세월 굳게 믿었다”고 덧붙였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올해 초 7000만 년 전 것으로 추측되는 티타노사우루스 알 화석 256개가 발굴됐다. 학자들은 화석이 무려 92곳에서 나온 점에서 나르마다 계곡 일대가 공룡들의 부화장이라고 보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인도 아대륙의 첫 공룡으로 꼽히는 티타노사우루스가 학자들에 의해 처음 기록된 것은 1877년”이라며 “티타노사우루스는 당시 지구를 활보한 공룡 중 가장 컸으며, 짤막한 다리에 두터운 갑옷 같은 외피를 가졌고 은빛이 도는 회색 무늬가 특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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