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넘게 논쟁이 계속되는 공룡의 생물 다양성 붕괴설을 반박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공룡의 멸종 원인을 추측하는 가설 중 소행성 충돌이 유력한데, 일부 학자는 그전에 이미 공룡의 생물 다양성이 깨졌다고 여겨왔다.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학교 연구팀은 26일 신종 공룡 에오네오프론 인페르날리스(Eoneophron infernalis)의 화석 분석 보고서를 내고 공룡이 백악기 말기까지 종의 다양성을 유지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옥의 닭(Chicken from hell)이라는 별명이 붙은 에오네오프론 인페르날리스의 화석은 미국 와이오밍에서 사우스다코타에 걸친 헬 크릭(Hell Creek) 지층에서 나왔다. 백악기 말 서식한 것으로 보이는 이 공룡의 화석은 대퇴골과 경골 각 1개, 중족골 2개 등 4개의 다리뼈로 구성됐다.

고생물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에오네오프론 인페르날리스. 미국 헬 크릭 지층에서 나온 카에나그나투스 류의 신종이다. <사진=오클라호마주립대학교 공식 홈페이지·Zubin Erik Dutta>

조사 초기만 해도 연구팀은 화석의 주인이 해당 지층에서 발굴된 기존 공룡의 새끼라고 생각했다. 조사 관계자는 “닭과 비슷한 카에나그나투스(Caenagnathus)의 동료로 생각된 화석은 긴 다리와 짧은 꼬리를 가진 조류형”이라며 “지금까지 연구에서 헬 크릭 지층 시대에 존재한 카에나그나투스의 동료는 오비랍토로사우루스 하나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들여다본 화석은 상당히 작아 깃털을 가진 공룡 오비랍토로사우루스의 새끼가 분명해 보였다”며 “화석의 연령 분석 결과 성체로 드러나면서 화석이 미지의 존재일 가능성이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화석이 깃털을 가진 수각류 카에나그나투스의 알려지지 않은 동료라고 결론 내렸다. 체중은 200~340㎏으로 추측됐으며, 닭을 닮았다는 점에서 지옥에서 온 파라오의 새벽닭이라는 의미의 이름을 붙였다.

이번에 분석된 에오네오프론 인페르날리스 화석 <사진=오클라호마주립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백악기 후기 공룡의 생물 다양성이 깨지지 않았다는 합리적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공룡의 새끼로 여겨졌던 작은 화석들을 재조사한 결과 에오네오프론 인페르날리스와 같은 신종이 더 나왔기 때문이다.

조사 관계자는 “헬 크릭 지층의 화석 재조사 결과 카에나그나투스류 신종 2종이 더 나왔다”며 “하나는 현생종 회색곰, 다른 하나는 사람과 덩치가 비슷하다. 모두 헬 크릭 지층 주변에 카에나그나투스의 동료가 더 많았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헬 크릭에 존재한 카에나그나투스는 지금까지 단일종으로 학자들은 알고 있었다”며 “이번 발견으로 백악기 후기 공룡의 생물 다양성이 붕괴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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