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박수가 높은 여성일수록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박수는 심신의 건강 상태를 알아보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지표인데, 범죄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은 전부터 이어졌다.

미국과 핀란드, 스웨덴 국제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26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1958~1994년 스웨덴에서 태어나 군에 입대한 여성 1만2499명을 추적해 심박수와 범죄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대상이 여성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군에 입대해 신체검사에서 심박수와 혈압 등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이들이 제대해 형사사건에 연루되고, 유죄 판결을 받은 여부를 최장 40년까지 분석했다. 그 결과 안정시 심박수가 낮은 여성은 비폭력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경향이 있었다.

안정시 심박수가 낮은 여성은 범죄에 가담할 확륙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구체적으로 보면, 안정시 심박수가 분당 69회 미만인 여성은 분당 83회가 넘는 여성과 비교해 형사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35% 높았다. 안정시 심박수가 낮은 여성과 유죄판결의 관련성은 비폭력 범죄에서 유의하게 나타났으나, 폭력 범죄에서 심박수와 유죄판결의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수축기 혈압이 낮은 여성(113mHg 이하)은 수축기 혈압이 높은 여성(134mmHg 이상)과 비교할 때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을 위험이 26% 높았다. 안정시 낮은 심박수는 자해나 자동차 사고 등을 제외한 의도하지 않은 부상으로 치료를 받거나 사망할 위험성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었다.

스웨덴 외레브로대학교 소피 오스카손 교수는 "학계는 범죄의 이유를 생각할 때 성격이나 가정 환경, 경제 상황, 고용, 학력 등 사회적 요인에 주목해 왔다"며 "신경계의 기능 등 생물학적 요인을 고려한 조사는 최근 늘고 있지만 지금껏 드물었다"고 말했다.

범죄의 이유를 분석할 때 생물학적 요인을 고려하는 연구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사진=pixabay>

이어 "사실 인간의 안정시 심박수와 반사회적 행동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며 "2015년 연구에서는 안정시 심박수가 낮은 남성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반사회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가 스스로 입대한 여성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일반 인구 집단에서는 또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안정시 심박수가 낮으면 스카이다이빙과 같은 과격한 스포츠나 폭탄 처리 같은 위험한 일에 종사하는 경향이 있다는 이전 연구와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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