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기 후기를 대표하는 각룡류 트리케라톱스가 사회적 동물임을 강하게 암시하는 화석이 공개됐다. 각룡류 일부가 공동생활을 했다는 주장은 오래됐으나 보존 상태가 온전한 화석 같은 결정적 증거가 나온 사례는 드물어 학계 관심이 쏠렸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 고생물학자 지미 데 루이 박사 연구팀은 트리케라톱스가 공동생활을 영위한 사회적 동물임을 보여주는 화석을 최근 소개했다.

이번 화석은 2013년 미국 와이오밍주 채석장에서 발굴됐다. 연구팀은 당초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을 찾고 있었으나 뜻밖에 역대 최대 규모의 트리케라톱스 화석을 손에 넣었다.

백악기 후기 각룡류 트리케라톱스가 공동생활을 영위한 증거가 공개됐다. <사진=네덜란드 레이덴 자연사 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지미 데 루이 박사는 "10년 이상 채석장에서 파낸 트리케라톱스 화석들은 모두 1200점"이라며 "채석장에는 적어도 5마리 넘는 트리케라톱스가 함께 생활했고, 어떤 상황을 맞아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트리케라톱스는 티라노사우루스와 더불어 백악기 후기에 번성한 초식공룡이다. 학자들은 약 6600만 년 전,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면서 유구한 공룡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보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연구팀은 트리케라톱스의 크기나 생태를 보다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조사한 트리케라톱스의 두개골 크기는 2.5m나 되며, 두 눈의 위쪽으로 뻗은 뿔은 1m에 육박했다. 지상의 동물 중 가장 큰 축에 속하는 두개골과 뿔로, 실은 트리케라톱스가 초식공룡이면서 티라노사우루스에 버금가는 힘을 가졌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트리케라톱스는 백악기 후기를 대표하는 초식공룡이다. <사진=pixabay>

지미 데 루이 박사는 "이런 화석의 특징에서 트리케라톱스는 몸길이 약 9m, 체중 약 6~12t이었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며 "이는 덩치가 꽤나 큰 아프리카코끼리를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대한 트리케라톱스라도 아마 살기 위해 무리 지어 생활한 것 같다. 이번 화석이 이런 유추를 강하게 뒷받침한다"며 "상태가 양호한 다른 공룡의 화석도 발굴된다면 우리가 몰랐던 고대 생물의 생태를 더 많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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