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고양이 중에서 가장 오래 사는 품종은 버미즈, 반대로 가장 단명하는 것은 스핑크스라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왕립수의대학교(RVC) 및 대만 국립중흥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최근 국제 고양이 학술지 JFMS(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가정에서 키우는 12개 품종의 고양이 약 8000마리의 동물병원 기록을 토대로 집고양이의 품종별 수명 차이를 분석했다. 조사 과정에서 연구팀은 성별이나 중성화 여부도 고양이의 수명에 영향을 주는 사실을 알아냈다.
RVC 동물학자 댄 오닐 연구원은 "고양이는 영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에서 개만큼 인기 있는 반려동물이지만 품종에 따른 수명 차이를 고찰한 연구는 많지 않다"며 "함께 살 고양이의 품종별 수명이나 고질병 등을 파악하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RVC가 반려동물 복지 향상을 위해 진행하는 프로그램 'VetCompass'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동물병원 진료 기록이 남은 영국 가정의 고양이 중 2019년 1월부터 2021년 3월 사이 죽은 7936마리의 자료를 면밀히 분석했다.
조사 대상이 된 12품종 전체 고양이의 0세부터 평균 수명은 11.74세였다. 평균 수명이 가장 긴 품종은 버미즈(14.42세)였다. 버만(14.39세), 잡종(11.9세), 샴(11.7)이 그 뒤를 이었다.
반대로 수명이 가장 짧은 것은 스핑크스로 불과 6.68세였다. 털이 없는 스핑크스는 고질적 질환이 몇 가지 알려진 품종이다. 4세 이상 개체의 약 65%가 심장병을 앓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쇠약해지는 선천성 근육병(myopathy)이나 눈병도 보고되고 있다.
댄 오닐 연구원은 "고양이의 수명은 성별과 중성화 수술 및 잡종 여부, 체중의 영향을 유의미하게 받는 사실도 드러났다"며 "암컷은 수컷보다 1.2년 수명이 길고 중성화 수술한 개체는 1.07년 더 오래 살았다. 교배종 고양이는 순혈종보다 1.27년 장수했다"고 전했다.
이어 "과체중과 저체중 모두 고양이의 수명을 줄이는 유의미한 요인이었다"며 "각 품종과 성별 체중의 중앙값에서 100g 증감할 때마다 수명은 0.02년, 대체로 1주일 정도 줄었다"고 덧붙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