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m 가까운 등딱지를 가진 신종 거북의 존재가 드러났다. 신생대 제4기 플라이스토세(홍적세)에 서식한 것으로 보이는 이 거북은 거장 스티븐 킹(77)의 인기 소설 속 캐릭터 이름을 얻었다.

독일 튀빙겐대학교 고생물학 연구팀은 15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홍적세 후기에 번성한 신종 거대 거북 펠토세팔루스 마투린(Peltocephalus maturin)의 화석을 소개했다. 마투린은 스티븐 킹의 작품 '다크 타워' 시리즈에 등장하는 거북이다.

30㎝는 족히 되는 이 화석은 아래턱의 일부로 브라질 아마존에서 발굴됐다. 화석을 분석한 연구팀은 펠토세팔루스 마투린이 최소 1.8m의 등딱지를 가진 거대한 신종 거북이라고 결론 내렸다.

아티스트가 재현한 펠토세팔루스 마투린 <사진=튀빙겐대학교 공식 홈페이지·Julia d'Oliveira>

조사를 이끈 튀빙겐대 젠켄베르그 인류진화고대환경센터 가브리엘 페레이라 박사는 "이 괴물 거북의 아래턱 화석은 브라질 혼도니아 포르투벨류 채석장에서 광부가 발견했다"며 "펠토세팔루스 마투린은 대형 민물 거북으로 4만~9000년 전 아마존에 서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민물에 서식한 등딱지 길이 1.5m 이상의 거북은 극히 몇 종이 알려졌을 뿐"이라며 "이런 대형 거북은 대략 2300만 년 전에서 500만 년 전, 즉 주로 중신세 것이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학계에 보고된 현존 최대 담수 거북의 동료는 등딱지 길이 최대 1.4m인 치트라 치트라(Chitra chitra,  Asian narrow-headed softshell turtle)와 1.1m의 등딱지를 가진 남아메리카 아라우거북(Arrau turtle) 정도다.

30㎝에 달하는 펠토세팔루스 마투린의 아래턱 일부 화석 <사진=젠켄베르그 인류진화고대환경센터 공식 홈페이지>

가브리엘 박사는 "분석 결과 신종은 몸길이 최대 60㎝의 큰머리아마존강거북(Big-headed Amazon River turtle, 학명 Peltocephalus maturin)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잡식성으로 생각된다"며 "민물 거북은 육지 생물이나 해양의 근연종과 달리 이 정도로 크게 자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박사는 "펠토세팔루스 마투린은 지금껏 알려진 거대 담수 거북 중에서도 특별하다"며 "아마 이 거북은 아마존 지역에 이주한 초기 인류와 동시대를 살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큰머리아마존강거북 및 사람과 비교한 펠토세팔루스 마투린의 덩치 <사진=젠켄베르그 인류진화고대환경센터 공식 유튜브>

학계는 아마존에 인간이 정착한 시기가 약 1만2600년 전이라는 점에서 사람과 펠토세팔루스 마투린의 관계에 주목했다. 구석기시대부터 대형 거북이가 인간의 식량이 된 사실은 이미 알려졌지만 민첩하고 포획하기 상당히 어려운 담수 거북을 초기 인류가 잡아먹었는지는 불분명하다.

가브리엘 박사는 "펠토세팔루스 마투린이 남미의 대형동물들과 더불어 인류의 인구 확대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흥미롭다"며 "갱신세 후기와 완신세 초기 아마존 분지의 퇴적물에서 관련 자료를 더 찾는다면 이 괴물 거북과 인류의 자세한 관계가 드러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