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대 바다 최강의 포식자 '메갈로돈(Otodus megalodon)'이 형제까지 잡아먹었을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시카고 드폴대학교 고생물학 교수이자 스턴버그박물관 연구원 켄슈 시마다 등은 12일 '히스토리컬 바이올로지(Historical Biology)' 저널에 메갈로돈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게재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팀은 길이 9m짜리 메갈로돈 화석을 CT(컴퓨터 단층촬영)로 분석했다. 척추 3개에서 규칙적으로 간격을 둔 46개의 성장 고리를 산출하고, 현대 상어의 성장 패턴을 계산하는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수학적 성장 곡선 방정식을 적용했다.

백상아리와 메갈로돈의 크기를 단적으로 비교한 사진 <사진=영화 '메갈로돈' 포스터>

그 결과 산출된 메갈로돈 새끼의 크기는 무려 2m였다. 연구팀은 이렇게 큰 새끼가 태어나려면 어미가 영양을 공급하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힘들다고 추측했다. 새끼가 자궁 속에서 다른 형제들을 잡아먹는 게 유일한 영양보충 수단이라는 게 연구팀 생각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난자를 먹는 배아(Oophagy)는 어미가 배아에 오랜 기간 영양분을 공급하는 방법"이라며 "이 방법으로 어미는 몇 개의 배아만 생존시키고 키울 수 있지만 각 배아는 태어날 때 상당히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구선수만한 크기 때문에 메갈로돈 새끼는 태어나자 마자 다른 개체들과 생존 경쟁을 벌여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때문에 탄생 직후 몇개월 간의 성장률은 다른 종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메갈로돈은 1600만~260만년 전 등장해 전 세계 바다를 휘젓고 다닌 대형 상어다.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멸종한 것으로 추정된다.

메갈로돈의 이빨 화석 <사진=pixabay>

길이 16~20m, 몸무게 수십 t에 대형 고래까지 즐겨먹은 메갈로돈을 이길 포식자는 바다 속에서 존재하지 않았다. 특히 이빨로 물어 뜯는 힘(치악력)은 지구에 존재했던 모든 동물 중 가장 강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이미지 때문에 아직도 영화나 게임 속에 간간히 등장할 정도다. 제이슨 스타뎀 주연의 '메가로돈'(2018년)이 대표적이다.

메갈로돈은 몸 대부분이 연골로 이뤄져 발견되는 화석은 주로 이빨 뿐이다. 다만 연구팀은 '세계에서 가장 온전한 형태의 화석'을 이번 실험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메갈로돈이 88~100세까지 살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이 추정 수명은 이론적이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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