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식물성 소재가 독일 대학교 연구 끝에 개발됐다. 비용 등 해결할 문제가 남았지만 완전 분해된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독일 콘스탄츠대학교 연구팀은 지난달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공개한 논문에서 식물 및 미세조류(microalgae) 기름을 이용한 새로운 플라스틱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세조류는 현미경으로 관찰되는 담수 및 해양의 초미세 식물이다.

연구팀이 만든 새 플라스틱은 재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플라스틱 특유의 분자결합을 쉽게 풀 수 있다. 우선 에탄올이나 메탄올에 담그고 촉매와 함께 120℃로 가열하면 손쉽게 분해된다. 촉매가 없을 경우 필요한 온도는 150℃다. 이는 기존 플라스틱 분해에 필요한 온도의 5분의 1 수준이다. 재활용률도 높아 원래 플라스틱의 96%까지 회수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플라스틱은 지구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대표적 물질이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자연 분해되지 않고, 잘게 부서진 미세 조각들이 토양과 해양에 축적돼 문제를 일으킨다. 한 통계에 따르면, 오는 2025년까지 세계적으로 약 120억t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버려질 전망이다.

미세조류 기름 등으로 만든 플라스틱 <사진=콘스탄츠대학교 공식홈페이지>

때문에 과학자들은 화석연료로 만드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신소재 개발에 매달려왔다. 기존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절차도 까다롭다. 플라스틱을 같은 종류로 분류하고 이를 분쇄한 뒤 녹여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로 재사용하는데, 이렇게 제작되는 플라스틱은 신품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열이나 용제를 가하는 화학적 처리가 일반적이다. 단단한 폴리머 사슬을 분해해 최초의 모노머(단량체)로 되돌리는 방식이다. 신품 수준의 플라스틱 재료를 회수하는 방법도 있지만 비용 부담이 만만찮다.

일반적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의 경우 단량체인 에틸렌이 중합해 만들어진 고분자화합물이다. 폴리에틸렌의 탄소사슬을 분해, 에틸렌으로 되돌리려면 600℃ 이상으로 가열해야 한다. 이렇게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더라도 결국 재활용할 수 있는 양은 원래의 10% 미만이다. 

콘스탄츠대학교의 신소재는 융점이 낮으면서 구조나 탄성은 기존 폴리에틸렌과 맞먹는다. 때문에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3D 프린터의 원료로 기존 폴리에틸렌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식물성 기름을 이용해 만들었으므로 자연분해도 가능하다.

단점은 역시 비용이다. 연구팀은 “이 뛰어난 플라스틱 소재를 만들어내려면 아직은 기존 소재들에 비해 비용이 더 들어간다”며 “제조와 유통은 물론 재활용까지 따졌을 때 기존 소재보다 저렴한 편이나 향후 연구를 통해 제작비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인정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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