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생명체를 떠올리게 하는 기묘한 형태의 심해 해파리가 발견됐다.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신종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비영리 단체 '대양 탐사 트러스트(Ocean Exploration Trust, OET)'는 3일 공식 채널을 통해 하와이 제도 인근 심해 1000m에서 발견된 해파리를 공개했다.
OET가 운용하는 해양 조사선 'EV 노틸러스(EV Nautilus)'의 원격조종 잠수정이 촬영한 이 해파리는 히드라충의 일종인 강수모류의 하나로 파악됐다. 정확한 발견 장소는 하와이 군도와 미국령 사모아의 중간에 위치한 킹맨 산호초다.
이 해파리는 2015년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탐사선 '오케아노스 익스플로러'가 처음 포착했다. 8년간 아무 소식이 없다가 두 번째로 그 존재가 확인됐다. 채취한 샘플도 없고 연구 자료도 부족해 해양생물학자들에게는 그야말로 미스터리다.
SF 영화에서 튀어나왔다고 해도 좋을 독특한 형태의 해파리는 '배티코루스(Bathykorus)' 속일 가능성이 현재 유력하다. 배티코루스는 2010년 처음 보고된 강수모류의 일종으로 북극해 등 여러 해역의 수심 1000m 이하에서 볼 수 있다.
OET 관계자는 "해저 탐사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그간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름도 없는 이 해파리는 학계가 심해에 대해 아는 정보가 많지 않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촉수가 적은 헬멧 해파리로 여겨졌던 이 신종은 우산 윗부분에 부드러운 지느러미 같은 조직이 붙어 있다"며 "이것을 능숙하게 사용해 다른 해파리나 새우를 잡아먹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양생물학자들은 킹맨 산호초같이 생태계가 잘 보존된 곳을 집중 탐사하면 해양 동물의 생물 다양성 등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미 항공 기지가 자리해 민간 조업이 불가능한 팔미라 환초도 주요 관찰 대상으로 꼽힌다.
OET 관계자는 "청정 해역에는 학자들도 처음 접하는 놀라운 심해 생물들이 가득하다"며 "EV 노틸러스호의 킹맨 산호초 조사가 끝나는 이달 14일 이후 비슷한 후보지를 골라 추가 탐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