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맨틀에서 형성된 다이아몬드에서 지금껏 이론상으로만 존재했던 신종 광물이 발견됐다. 이 광물은 저명한 학자의 이름을 따 ‘데이브마오이트(davemaoite)’로 명명됐다.
미국 네바다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를 통해 발표한 논문에서 지표로부터 660㎞ 깊이의 맨틀에서 채취한 보츠와나산 다이아몬드가 온전한 상태의 데이브마오이트를 품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대만 지구물리학자 데이브 마오(모하광, 80)의 이름을 딴 이 광물은 지구상에서 처음 발견된 고압 규산염 페로브스카이트(CaSiO3)로 기록됐다. 그간 학계는 지구 맨틀에 이 광물이 풍부하게 분포할 것으로 추측했으나 결정구조 상 그 존재를 증명하지 못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데이브마오이트는 맨틀 내부의 고온·고압 환경에서만 형성돼 지표로 옮겨지면 주위 압력이 낮아지면서 분해된다”며 “이런 특성 때문에 실물은 좀처럼 발견되지 않아 어디까지나 이론상의 광물에 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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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싱크로트론 X선 회절 기술로 다이아몬드를 분석한 결과 손상되지 않은 데이브마오이트가 갇혀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 기술은 일반적인 의료용 X선에 비해 100만배 강한 X선을 활용, 특정 물질 내부를 분자와 원자 수준으로 투시한다.
다이아몬드 속의 데이브마오이트 샘플은 불과 몇 ㎛(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로 아주 미세한 크기였다. 연구팀은 이 작은 샘플이 학계가 머릿속으로만 그려왔던 광물을 현실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학계는 처음 발견된 데이브마오이트가 맨틀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데이브마오이트 내부에는 우라늄, 토륨 등 미량의 방사성 원소가 포함돼 있을 것”이라며 “이런 원소들은 붕괴되면서 열이 발생하는데, 데이브마오이트는 맨틀 내에서 상당한 열을 생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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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견은 다이아몬드가 지금까지 예상되던 것 이상으로 지구 깊숙한 곳에서 형성된다는 사실도 보여줬다. 연구팀은 맨틀에 보다 많은 미지의 광물들이 분포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맨틀은 지구의 지각과 핵 사이의 영역으로 추정 깊이는 약 30~2900㎞로 광범위하다. 지구 전체 부피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맨틀은 규산염을 주성분으로 하는 암석 덩어리일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 관계자는 “땅속 깊숙한 맨틀은 인간이 직접 도달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영역”이라며 “이번처럼 진귀한 광물을 손에 넣는다면 그 내부의 화학 조성 등 정보를 얻어 맨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