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 재활용 가능한 폐 플라스틱을 보다 정확하게 구분해 내는 기술이 덴마크 대학교와 기업 공동 연구를 통해 탄생했다. AI를 통해 쓰레기의 재활용 여부를 판별하는 장치는 국내에도 도입됐지만 새 기술은 플라스틱 쓰레기의 화학 성분 자체를 판별해 정확성을 극대화했다.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교와 환경개발 업체 플라스틱스(Plastix) 공동 연구팀은 최근 논문을 통해 AI와 카메라를 활용해 플라스틱 쓰레기의 종류를 10가지 넘게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겉으로 봐서는 종류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플라스틱 쓰레기가 저마다 특정 화학성분을 가진 점에 주목했다. 이를 파악할 수 있다면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부터 아예 종류별로 분류, 시간과 돈, 인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했다.

플라스틱은 사람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줬지만 분해나 재활용이 까다롭다. <사진=pixabay>

고민 끝에 연구팀은 AI와 초분광(hyperspectral) 카메라의 조합을 떠올렸다. AI와 카메라를 응용한 재활용 쓰레기 분류기는 이미 각국에 도입된 상태. 다만 기존의 분류기는 용기 겉면의 재활용 마크를 인식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때문에 오래 방치돼 마크가 훼손되거나 지워질 경우 AI가 분류하는 데 학습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연구팀은 이를 막기 위해 적외선 영역 초분광 카메라를 떠올렸다. 용기 겉면은 물론 이를 구성하는 플라스틱의 화학조성을 카메라가 검출해 그 종류를 알아내는 방식이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려면 폴리머의 순도가 96% 이상이어야 한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재활용률을 높이려면 당연히 순수한 화학적 조성에 따른 분류가 필요하다.

연구팀 관계자는 "현재 플라스틱을 분별하는 주된 방법은 근적외선 검사나 물에 뜨는지 시험하는 밀도 테스트"라며 "이를 통해 PE나 PP, PET 등 일부 플라스틱을 분리할 수 있지만 그마저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분해가 어려운 플라스틱 쓰레기는 자연을 크게 훼손한다. <사진=pixabay>

이어 "적외선 영역 초분광 카메라와 AI 학습을 조합하면 적외선으로 플라스틱의 화학 조성을 분석할 뿐 아니라 미묘한 구조의 차이조차 구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고안된 기술은 PE와 PP, PET는 물론 PS, PVC, PVDF, POM, PEEK, ABS, PMMA, PC, PA12 등 총 12가지 플라스틱을 꽤 높은 확률로 식별할 수 있다. 연구에 공동 참여한 업체들은 이 기술을 조만간 실제 라인에 도입할 예정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올해 봄부터 플라스틱스 사와 Dansk Affaldsminimering Aps 사가 이 기술을 쓰레기 분류 라인에 운용한다"며 "분류 정확도를 더 끌어올리기 위한 연구도 이미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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