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자율주행 실현을 위해 해결돼야 할 것이 안전이다. 특히 100% 기계가 움직이는 차량과 인간 보행자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데, 이 난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독특한 아이디어가 탄생했다.

일본 도쿄대학교는 20일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한 논문에서 사람처럼 동작하는 큼지막한 눈알을 자율주행차에 부착하면 보행자 횡단 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학교 정보이공학계 연구과 장치아민 특임강사(대만)와 이가라시 다케오 교수 등 연구팀은 자율주행차의 의도를 주변 도로 이용자(보행자 및 타 차량)에 전달하는 독특한 장치를 고안했다.

도쿄대학교 정보이공학계 연구팀이 제작한 모터로 구동되는 커다란 눈. 카메라 및 센서와 연결돼 주변 보행자를 인식하면 시선을 돌린다. <사진=도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우리나라 어린이 애니메이션 ‘꼬마버스 타요’처럼 크고 동그란 눈 두 개가 달린 자율주행차는 ‘Gazing Car(응시하는 차)’라는 이름이 붙었다. 센서와 카메라를 활용해 차량 주변의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하면 모터로 구동되는 눈동자가 자동으로 시선을 돌리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런 동작이 움직이는 차량 앞을 횡단하려는 보행자에 경고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즉 차량 시선이 맞지 않았다면, 자율주행 시스템이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뜻이므로 횡단할 경우 위험하다.

이런 연구팀 의도는 실험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 18~49세 남녀 18명을 동원한 실험에서 피실험자들은 자율주행차 시선이 자신을 향하는지 주시하면서 도로를 건너야 할지 멈춰야 할지 판단했다.

보다 가까운 물체를 인식하느라 도로변 보행자와 시선을 맞추지 않는 자율주행차. 보행자를 자율주행 시스템이 발견하지 못한 상태로, 이대로 횡단하면 사고가 날 수 있다. <사진=도쿄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남성 피실험자들은 차량 시선으로 인해 위험한 횡단을 시도할 확률이 49%에서 19%로 떨어졌다. 여성들의 경우 시선을 통해 차량이 멈출 것을 예측한 덕에 불필요하게 기다릴 확률이 72%에서 34%로 낮아졌다.

연구팀은 “자율주행 시스템의 난제는 주변 도로 이용자와 빠르고 정확한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것”이라며 “인간은 시선이나 수신호로 상대 운전자와 의사를 교환하지만 100% 자율주행차는 보행자 및 주변 차량과 완벽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율주행차에 시선 장치를 부착해 보행자 사고를 줄이는 연구팀의 아이디어는 지난 17~20일 서울에서 열린 제14회 ‘ACM Automotive UI 2022’에서도 소개됐다. 실험 과정을 재현한 아래 영상을 보면 이번 연구의 의도를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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