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홍학(플라밍고)이 사람처럼 서로 통하는 동료들과 파벌을 형성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서터대학교는 4일 공개한 논문에서 홍학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뜻이 맞고 성격이 비슷한 동료끼리 그룹을 만든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런 식으로 홍학이 각자 역할을 만들어 전체 조직을 관리한다고 결론 내렸다.

연구팀은 오래 전부터 뛰어난 사회성으로 유명한 홍학의 생태를 들여다보며 계층이나 파벌이 존재하는지 살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홍학이 사람과 같이 비슷한 부류끼리 어울리며, 이렇게 구분된 각 그룹이 각자 역할을 수행, 전체 커뮤니티를 유지한다고 판단했다.

홍학이 사람처럼 비슷한 성향끼리 무리를 형성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이런 사실은 실험 결과 나타났다. 연구팀은 쿠바홍학과 칠레홍학 등 서로 다른 종의 홍학 무리를 장기간 추적 관찰했다. 홍학의 성향을 사람처럼 심리테스트로 알 수 없는 관계로, 주로 공격성이나 식탐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용감하고 대담한 행동을 하는 홍학은 비슷한 개체들과 어울렸다. 반대로 얌전하고 순종적인 홍학들도 서로 무리를 지어 다녔다. 연구팀은 이처럼 각기 다른 홍학의 성격은 상황에 따라 장단점이 있으며, 홍학이 무리별로 사회에서 담당하는 역할이 서로 다를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팀은 상대 개체에 공격성을 보이는 홍학들은 다른 홍학 집단과 싸움에 주로 나서는 것에 주목했다. 순종적인 유형의 그룹은 싸움 외에 자잘한 일들을 담당하며 커뮤니티가 전체적으로 유지되도록 도왔다.

성격이나 취향에 따라 나뉜 홍학의 파벌들은 커뮤니티 내에서 각자 맡은 역할이 다른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홍학 무리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면 성격이 다른 파벌끼리 서로를 지지하는 등 사회적 지원을 해주는 듯하다"며 "다만 이런 경향은 홍학의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연구팀은 이런 성향이 쿠바홍학 무리에서는 두드러졌지만 칠레홍학 쪽에서는 거의 관찰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냈다. 종에 따라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 전했다.

조사 관계자는 "이번 발견은 홍학의 사회적 행동의 진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홍학의 사회생활은 인간이 생각해온 것보다 훨씬 복잡하며, 심지어 인간사회와 아주 닮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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