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휴대폰은 사람의 피부에 심은 방식이며, 동력은 생체 에너지가 된다는 전문가 전망이 나왔다.

'휴대폰의 아버지' 마틴 쿠퍼(94)는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통신기기 전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마틴 쿠퍼는 올해 탄생 50주년을 맞은 휴대폰이 멀지 않은 미래에 사람들의 귀밑 피부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요즘 스마트폰은 기능 때문에 너무 무겁고 커졌다"며 "사람들에게 필요한 기능이 하나씩 정리되면서 미래 휴대폰은 귀 밑의 피부 아래에 삽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TED 강연 중인 마틴 쿠퍼 <사진=TED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TEDxDelMar - Martin Cooper - June 2nd 2010' 캡처>

그는 "미래의 휴대폰은 사람들의 생체 에너지로 구동될 수 있다"며 "마이크로칩이나 센서가 인체를 디바이스 삼아 확장하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 기술 발전의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1973년 처음 휴대폰을 발명한 마틴 쿠퍼는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폰이 기능은 많지만 휴대폰 본연의 목적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화면은 온갖 애플리케이션으로 가득하고 하나같이 납작한 디자인은 요철이 있는 인간의 얼굴에 맞지 않는다"며 "이어폰 없이 전화하려면 어색한 자세로 팔을 들고 이 납작한 기기를 곡선형인 얼굴에 갖다 대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마틴 쿠퍼는 "요즘 스마트폰은 모두 비슷한 외형으로, 참신한 디자인이 아예 나오지 않고 있다"며 "제가 처음 만든 휴대폰도 사생활 침해나 의존증 등 부정적 측면이 있었는데, 최근 스마트폰은 중독 등 더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틴 쿠퍼가 개발한 최초의 휴대폰 '다이나택 8000X' <사진=내셔널지오그래픽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1983년, 휴대전화의 역사적 첫 통화' 캡처>

마틴 쿠퍼는 현재 스마트폰이 향후 진화를 거듭, 결국 아주 작고 약간의 에너지만으로 사용 가능한 진정한 의미의 휴대 통신 수단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모바일 기기 기술이 교육과 의료 등 많은 분야에서 더욱 활약한다고 예측했다.

세계 최초의 휴대폰인 모토로라 '다이나택 8000X(DynaTAC 8000X)'를 만든 마틴 쿠퍼의 예상이 맞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럴 것으로 보는 학자는 많다. 마틴 쿠퍼는 50년 전 '다이나택 8000X'를 만들 무렵 이미 "향후 세상 모든 사람들이 태어날 때부터 고유한 휴대폰 번호를 갖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마틴 쿠퍼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추억의 '다이나택 8000X'로 발명가이자 오랜 라이벌인 벨 연구소 조엘 엥겔에 전화를 걸었다. 엥겔은 마틴 쿠퍼가 50년 전 '다이나택 8000X'로 처음 통화를 시도했던 주인공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