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 상대를 고른 반딧불이 암컷은 다른 대상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수컷 행세를 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게이오대학교와 츄부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14일 공식 발표한 논문에서 애반딧불이 암수의 재미있는 발광기 이용 패턴을 소개했다.

반딧불이는 빛의 점멸로 암컷과 수컷, 또는 동료끼리 소통하는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다. 애반딧불이의 경우 발광은 1초에 3~10회 정도 빠르게 진행되는데, 그 의미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애반딧불이 암컷은 짝짓기 후 발광 패턴을 수컷처럼 바꾼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지난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4년에 걸쳐 일본 아이치현 히가시우라초의 논을 중심으로 애반딧불이를 추적 관찰했다. 이 과정에서 애반딧불이의 발광기 깜빡임은 짝짓기 상대를 가리는 열쇠라고 결론 내렸다.

조사 관계자는 "애반딧불이는 다른 종과 마찬가지로 암수가 발광기를 이용해 의사소통한다"며 "다양한 빛을 내는 전구를 사용한 실험에서 반딧불이 수컷은 짝짓기 시즌 암컷들의 굵고 짧은 발광 패턴에 강하게 끌리는 경향이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짝짓기 대상을 찾은 암컷들이 곧 발광 패턴을 바꾸는 점에 주목했다. 분석 결과 암컷들은 짝이 생긴 뒤에는 수컷의 발광을 따라 했는데, 이는 임의로 수컷 행세를 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결론 내렸다.

반딧불이 불빛은 한밤중의 숲을 환상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준다. <사진=Radim Schreiber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2016 July 26 Realtime Firefly Footage Show Reel' 캡처>

조사 관계자는 "암컷은 산란할 때 다른 수컷이 다가와 방해하지 않도록 수컷 행세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암컷 애반딧불이의 이런 놀라운 생태가 지금까지 확인된 적은 없다. 이번 발견은 반딧불이 개체 보존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팀은 이 밖에도 애반딧불이의 발광에 대한 다른 정보도 얻어냈다. 예컨대 애반딧불이의 발광은 풀잎에 앉아있을 때 두드러지고, 날고 있는 동안은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애반딧불이 수컷은 길게 끌다가 빠르게 깜박이는 발광을, 짝짓기 전 암컷은 대체로 짧고 단조로운 발광을 반복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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