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년 전 선사시대 이집트 청년의 얼굴이 복원됐다. 피라미드가 건설되기 훨씬 전인 구석기 시대 고대 이집트인의 얼굴 생김새에 관심이 쏠렸다.

브라질 플루미넨시연방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은 12일 공개한 논문에서 선사시대 이집트 남성 유골을 복원한 이미지들을 공개했다.

이번 복원은 플루미넨시연방대학교 고고학자 엘리아스 산토스 교수가 주도했다. 브라질의 유명한 3D 아티스트 키케로 모라에스도 참여했다. 키케로 모라에스는 지난해 1월 4600년 전 생존했던 이집트 여성의 복원판을 내놓아 주목받았다.

3만 년 전 구석기 시대 상이집트 지역에 거주한 10~20대 남성의 복원도 <사진=플루미넨시연방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이 복원한 유골은 1980년 상이집트 나즐레트 카테르2(Nazlet Khater2) 유적에서 발견됐다. 산토스 교수는 구석기시대 남성 유골을 분석한 결과, 10~20대의 젊은 아프리카계 남성이며 키는 약 165㎝, 체중은 보통으로 추측했다.

복원판은 선사시대 이집트인들이 비교적 현대적인 두개골을 가졌음을 보여준다. 산토스 교수는 "1980년대 초기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기술은 걸음마 단계여서 연대 추측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다행히 유골 옆에 놓인 돌도끼가 3만5000~3만 년 전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어 "두개골의 형태는 꽤 현대적이며, 뇌 역시 생각보다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두개골 모양 만으로는 100% 확신할 수 없지만, 이 남성은 현재 우리와 비슷한 인지 능력을 가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부분적으로 결손된 고대 이집트 남성의 두개골을 복원하는 과정. 떨어져 나간 부분을 채우고 뇌 크기를 추측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거쳤다. <사진=플루미넨시연방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결손된 부분을 채우면서 유골이 가진 몇 가지 특징도 확인했다. 호모 사피엔스에 비해 존재감이 확실한 턱이 대표적이다. 산토스 교수는 "사진 측량법을 사용해 두개골의 형상을 예측하고 다양한 과학적 기법을 구사해 유골의 결손 부분을 채웠다"고 설명했다.

키케로 모라에스는 "고대 두개골만 사용해 얼굴과 몸을 복원하는 작업은 과학적 지식은 물론 예술적 센스가 필요하다"며 "뼈와 근육, 지방이 실제로 어떻게 구성됐는지 정보는 상당히 제한적이지만, 과학적 지식과 예술을 동원하면 이 정도의 복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집트 구석기시대 사람들이 두뇌를 제법 사용했고 수렵 생활을 영위한 것으로 봤다. 산토스 교수는 "남성이 살던 시대로부터 2만5000년 뒤인 기원전 6000년에야 이집트 전역에 정착촌이 나타났다"며 "나즐레트 카테르 지역은 복잡한 문화와 건축물로 유명한 고대 이집트 문명의 중심지지만 남성이 살던 때는 드문드문 목초지가 펼쳐진 광활한 대지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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