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의 발현과 관련된 구체적 증거를 찾기 위해 가톨릭 총본산 바티칸 교황청이 정식 조사팀을 조직했다.

바티칸은 27일 공식 채널을 통해 최근 세계 각지에서 들어오는 성모 마리아 발현 보고의 진위를 검증할 전문 조사팀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성모 발현의 조사는 오랜 세월 마리아를 연구해온 바티칸 직속 국제 교황 마리아 아카데미(Pontifical International Marian Academy)가 주도한다.

성모 발현은 종종 사기 등 범죄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사진=pixabay>

이들은 피눈물을 흘리는 마리아 상이 있다며 수많은 순례자를 끌어모으는 사람들의 주장을 면밀히 조사한다. 마리아 상에 어떤 장치가 있지는 않은지, 피눈물의 성분은 무엇인지 분석도 진행한다.

조사팀의 활동은 바티칸 규범 및 가톨릭 교리, 당국의 규정에 준해 이뤄진다. 바티칸은 성모 발현이 종교적으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일부 돈을 목적으로 한 악질적 사기도 많다고 보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조사팀의 구성이다. 아카데미 측은 면밀한 조사를 위해 특별히 교육을 받은 사제는 물론, 과학과 법률 등 다각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과학자와 변호사도 적극 채용할 계획이다.

바티칸은 성모 발현을 구체적으로 파헤칠 전문 조사팀을 꾸렸다. <사진=pixabay>

바티칸은 "성모 발현은 대단히 성스러운 현상이지만, 종종 날조된 정보가 혼란을 주거나 종말론과 연결돼 대중을 불안하게 만든다"며 "이런 불온한 현상이 계속되면 교황이나 교회에 대한 비판 역시 불가피해 모든 것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성모 마리아의 발현은 지금까지 세계 각지에서 보고돼 왔다. 성모상이 눈물 또는 피눈물을 흘리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마리아가 빛의 형태로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는 주장도 있다. 햇빛이나 구름 속에 마리아의 형체가 나타났다는 사진도 인터넷에 종종 올라온다.

교회의 이야기대로, 성모를 빙자한 사기도 기승을 부린다. 이탈리아의 한 여성은 자신이 구입한 성모 마리아 상이 피눈물을 흘렸고, 메시아의 말이 또렷하게 들렸다고 주장했다. 수많은 순례자가 몰려 돈도 많이 벌었는데, 사설탐정이 피눈물은 돼지 피라는 사실을 알아내 논란이 됐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여성은 잠적했다.

성모 발현의 가장 흔한 사례가 성모상의 눈물이다. <사진=pixabay>

이에 대해 바티칸은 "수많은 성모 발현 보고 중에서 우리가 정식으로 인정한 것은 총 24건뿐"이라며 "조사팀은 새로 들어오는 성모 발현에 관련된 주장은 물론, 그간 논란이 된 과거 사례에 대해서도 철저한 분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티칸은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종교 및 초자연적 현상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가톨릭과 관련된 다양한 현상을 물밑에서 조사할 전문가 집단을 운영하며, 엑소시즘(구마의식)을 수행할 뛰어난 사제들을 따로 길러내고 있다. 

실제로 바티칸은 영화 '엑소시스트'(1973)의 주인공인 미 항공우주국(NASA) 기술자 로널드 훈켈러의 엑소시즘을 위해 오랜 시간 훈련받은 예수회 사제들을 파견한 바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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