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주변에서 새로운 준위성(Quasi-satellite)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준위성은 유사 위성이라고도 부르며, 지구에는 지름 약 40m의 '카모오알레와(2016 HO3)'를 비롯해 '2004 GU9'와 '2006 FV35' '2013 LX28' '2014 OL339' 등 지금까지 5개가 존재했다.

국제 천체 연구 단체 마이너 플래닛 센터는 27일 공식 자료를 내고 지구의 새 준위성 '2023 FW13'을 소개했다. 지난 3월 28일 처음 발견된 '2023 FW13'은 지구에서 약 2700만㎞ 떨어져 있으며, 지름은 약 20m로 추정된다. 지구의 여섯 번째 준위성으로, 궤도가 지금까지 발견된 천체들과 달리 상당히 안정적인 것으로 판명됐다.

준위성을 비롯한 지구 주변 소행성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TESS 탐사선 등의 활동을 통해 발견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준위성은 지구에서 볼 때 우리 행성 주위를 천천히 도는 것 같지만 엄연히 태양을 공전한다. 준위성의 공전궤도는 원일점(태양에서 가장 멀어지는 궤도 상의 점)은 지구 공전궤도의 바깥쪽, 근일점(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궤도 상의 점)은 지구 공전궤도의 안쪽에 자리한다.

즉 원일점에서 준위성의 속도는 지구보다 느려지기 때문에 지구가 추월하지만 근일점에서 준위성 속도가 지구보다 빨라 반대로 지구를 앞서간다. 원일점과 근일점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반복하기 때문에 마치 지구 주위를 공전하는 것처럼 보여 준위성이라고 부른다. '카모오알레와'의 공전궤도를 담은 아래 영상을 보면 이해가 쉽다.

센터 관계자는 "준위성의 움직임이 달과 같이 지구의 위성처럼 보이는 것은 이런 천체가 지구 공전궤도와 거의 일치하게 돌며, 지구와 궤도 일부가 겹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준위성의 중력 중심은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며, 달처럼 지구 중력에 사로잡혀 있는 진정한 위성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준위성에 해당하는 천체는 소행성에 국한되지는 않지만 대부분 크기가 아주 작다. 궤도가 대체로 불안정하며, 지구에 접근해 있을 때에 한해 준위성으로 인정된다. 즉 지금까지 지구에서 관측된 준위성은 '2023 FW13'까지 6개지만,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금까지 지구 준위성 중 궤도가 가장 안정적인 것은 '2016 HO3'이었다. 학자들은 이 소행성이 향후 약 300년간 지구 준위성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다만 '2023 FW13'의 경우, 무려 4000년 가까이 지구 준위성으로 활동해 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구의 6번째 준위성 '2023 FW13'의 상상도 <사진=NASA EYES 공식 홈페이지>

센터 관계자는 "'2023 FW13'은 아마 기원전 100년경 지구 준위성 궤도에 들어섰을 것"이라며 "적어도 서기 3700년까지는 현재 궤도를 유지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약 3800년이나 지구 주변에서 안정된 궤도를 돌고 있는 '2023 FW13'이야말로 우리 푸른 별의 진정한 준위성인 셈"이라며 "지구에서 가까운 이런 천체는 몇 달이면 도달하는 만큼, 소행성 탐사 또는 화성 같은 장기 유인 탐사의 테스트베드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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