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간 봉인된 고대 이집트 관 속에서 여러 동물의 미라가 확인됐다. 귀중한 유물은 그대로 두고 내용물만 들여다보는 최신 비파괴 검사의 놀라운 성과라고 학계는 반겼다.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은 29일 공식 채널을 통해 수천 년 동안 봉인된 고대 이집트 관 6개의 내용물을 중성자 단층촬영을 통해 파악했다고 발표했다. 관의 크기로 미뤄 관에는 동물의 미라가 들었을 것으로 이미 예상됐는데, 이번 촬영을 통해 도마뱀 등 내용물이 정확히 드러났다.

고대 이집트 나일강 삼각주 서쪽 끝의 도시 나우크라티스(현재의 콤 기에이프)와 텔 엘 예프디예에서 발굴된 관은 5~30㎝로 아주 작아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일부 관은 인간의 머리와 코브라의 몸통을 한 괴물로 장식됐다. 학자들은 관의 제작 연대가 기원전 664~250년, 재질은 구리 화합물이라고 추측했다. 

대영박물관 연구팀 정밀 조사한 고대 이집트 소형 철제 관 <사진=대영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최신 중성자 단층촬영을 통해 관 속에는 완벽하게 보존된 도마뱀 두개골 등 동물의 미라가 든 것을 확인했다"며 "금속 관인 관계로 과거라면 분명 적잖은 손상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성자 단층촬영은 X선 촬영과 달리 금속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중성자는 금속 등 딱딱한 물체를 투과하며, 수분이나 수소 등을 확실히 파악할 수 있어 금속 관에 든 동물의 미라 상태를 알아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관에 든 도마뱀은 현생종 사막도마뱀과 형태학적으로 비슷하다. 다른 관에는 천에 싸인 동물의 뼛조각이 들었다. 연구팀은 정밀 분석을 통해 정확히 어떤 동물의 뼈인지 알아낼 계획이다.

중성자 단층촬영을 통해 들여다본 고대 이집트 관 <사진=대영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동물의 매장은 고대 이집트에서 흔했지만 아직 봉인이 풀리지 않은 관은 매우 드물다"며 "관 3개의 내부에는 뼈와 함께 납도 발견됐다. 납은 매장 과정에서 무게를 분산하거나 관 옆면에 뚫린 구멍을 메우기 위해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고대 이집트의 작은 금속 관에서 납이 발견된 것이 상당히 흥미롭다는 입장이다. 조사 관계자는 "3개의 관에서 발견된 상당한 양의 납은 실용적 목적 또는 종교나 주술적 의미로 동원됐을 수 있다"며 "관 속의 동물들은 고대 이집트 의식의 제물일 수도, 신격화돼 안장된 것일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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