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 점점 팽창한 항성이 주변의 행성을 집어삼키는 극적인 상황이 처음으로 관측됐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연구팀은 4일 공식 채널을 통해 늙고 팽창한 항성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행성의 최후를 잡아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독수리자리 방향으로 지구에서 약 1만2000광년 떨어진 항성에 주목했다. 질량이 태양의 최소 0.8배, 최대 1.5배로 추측되는 이 항성은 수소의 핵융합이 진행되면서 중심부에서 주변으로 팽창한 끝에 질량이 목성의 약 110배인 행성을 삼켜버렸다.

팽창한 항성이 주변을 공전하는 행성을 집어삼키는 상상도 <사진=칼텍·K.Miller·R.Hurt>

이런 극적인 관측은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가 운용하는 팔로마 천문대의 관측 장비 ZTF(Zwicky Transient Facility)를 활용한 덕에 이뤄졌다.

조사 관계자는 "ZTF에서 특이한 증광 현상이 포착됐다. 이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적외선 천문 위성 네오와이즈(NEOWISE) 및 칠레 제미니 남망원경에도 똑같이 잡힌 것으로 확인됐다"며 "각 관측 장비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는 과정에서 행성이 항성에 먹히는 상황이 그려졌다"고 전했다.

NASA가 운용하는 네오와이즈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 관계자는 "최초에 잡힌 빛의 밝기가 변하는 경과나 방출된 에너지의 규모로 미뤄 두 항성으로 이뤄진 쌍성계의 합체는 아닌 듯했다"며 "그보다는 항성 하나가 비대하게 팽창한 나머지 주변 행성 하나를 삼켰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덧붙였다.

MIT는 이번 관측 내용이 행성계, 특히 지구의 종말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항성은 유구한 세월이 지나면 점차 팽창해 근방의 행성을 흔적도 없이 흡수해 버린다. 태양의 경우 약 50억 년 뒤에 수성과 금성, 지구를 차례로 삼킬 것으로 예상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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