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노던 케이프주와 이스턴 케이프주 등 나마 카루 지역은 2013년 2월 비가 내린 뒤 7년 동안 지난 100년 중 가장 큰 가뭄을 겪었다.

그리고 2020년 10월 마침내 비가 내리자, 이번에는 메뚜기 떼에 시달렸다. 이 지역에서 발견되는 갈색 메뚜기(Locustana pardalina)는 풀을 비롯, 모든 식물을 먹어 치우며 특히 남아공의 옥수수밭을 철저하게 파괴했다.

여기에서 의문점은 갈색 메뚜기떼가 이전에 발견된 것은 2012년으로, 어떻게 7년의 가뭄을 견디며 살아남았으며 또 어떻게 비가 내리자마자 대규모로 발생했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에 대해 남아공의 비트바테르스란트대학교 프란시스 던컨 교수는 과학 전문 매체인 '컨버세이션'을 통해 메뚜기 번식에 대한 비결을 밝혔다.

<사진=Herald LIVE 공식 유튜브 채널 'Karoo in crisis as locust swarms decimate crops' 캡처>

갈색 메뚜기는 남아프리카 고유의 건조한 기후에 적응한 메뚜기로 다른 지역에서 발견되는 메뚜기와는 다른 종이다. 암컷은 평생 380개 정도의 알을 낳는데, 이 알은 땅속에서 거품으로 덮여 보호된다.

메뚜기알은 두 종류로 나뉜다. 일부는 수분이 공급되는 즉시 배아가 발생하지만, 일부는 수분과 관계없이 배아 발달이 지연된다. 둘 다 환경 조건이 나쁘면 발달 속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따라서 알은 배아 발달에 필요한 수분을 충분하게 공급받을 때까지 수년간 흙 속에 남아 있을 수 있다. 알이 언제 땅속에 묻혔는지에 관계없이 모든 배아가 동일한 발달 단계라, 충분한 비가 왔을 때 한꺼번에 부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 지역에서 발견되는 풀(Enneapogon desvauxii)에는 비가 내리면 발아하는 씨앗이 있어 메뚜기들의 좋은 먹이가 된다. 메뚜기 배설물에서 발견되는 페로몬은 메뚜기들을 서로 불러 모아 군집 단계로 발전하도록 자극한다. 이렇게 몰려든 메뚜기 떼는 먹이를 찾기 위해 하루 최대 8km까지 이동한다.

<사진=Herald LIVE 공식 유튜브 채널 'Karoo in crisis as locust swarms decimate crops' 캡처>

메뚜기 떼가 발견되면 지역의 방제 담당자가 배낭이나 차량에 분무기를 싣고 화학 살충제를 뿌린다. 하지만 한 세기가 넘도록 살충제를 뿌려도 메뚜기 떼는 사라지지 않았으며 환경적으로도 유해하기 때문에 화학 살충제의 대안이 시급하다고 던컨 교수는 지적했다. 암컷은 같은 장소에 알을 낳는 경향이 있고, 농부들은 경험상 위치가 어디인지 짐작하고는 있으나 방목지를 모두 갈아엎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앞으로는 기후 변화에 따른 메뚜기 발생과 알을 낳는 장소에 대한 연구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먈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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