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 우주개발 업체가 상용 우주정거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일본에 이어 미국에서도 민간 기업의 우주정거장 프로젝트가 나오면서 관련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52)가 이끄는 스페이스X와 배스트(Vast)는 11일 각자 공식 채널을 통해 상용 우주정거장 '헤븐(Haven)1'을 공동 제작한다고 밝혔다. '헤븐1'은 2025년 8월 이후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과 '크루 드래곤' 우주선을 통해 본격적인 제작에 착수한다.

이 우주정거장은 원통형의 간단한 구조다. 양쪽에 태양전지 어레이가 각 4개씩 총 8개 장착된다. 내부 구조는 실험동과 비행사의 휴게 공간, 여압 구역 등 기존 정거장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비행사 총 4명이 최대 30일 체류할 수 있으며, 지구 저궤도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미션을 지원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배스트와 스페이스X가 공동 개발하는 우주정거장 '헤븐1'. 스페이스X의 스타십(아래)이 도킹한 상상도다. <사진=스페이스X 공식 홈페이지>

특이한 점은 '헤븐1'이 달 표면 수준의 인공 중력을 발생하는 점이다. 스페이스X는 우주정거장 자체가 회전함으로써 이런 기능을 구현하도록 설계할 계획이다. 우주정거장 내에 달 정도의 중력이 생성되면 지금처럼 비행사가 둥둥 떠다닐 필요가 없다. 양사는 이 기술이 검증되면 향후 총 40명이 머무는 100m 규모의 대형 우주정거장도 만들 예정이다.

'헤븐1'의 원통형 구조를 구성하는 7개 모듈은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쉽'에 실린 채 '팰컨9'로 발사된다. 모듈은 향후 추가 구성할 수 있다. 미국 주도로 운용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이나 중국의 '톈궁', 일본 디지털 블라스트 사가 제작을 추진하는 '커머셜 스페이스 스테이션(CSS)' 등 대부분의 우주정거장은 이런 모듈 결합식이다.

스페이스X와 배스트는 '헤븐1' 최초의 우주 미션 '배스트-1'도 구상 중이다. 미션 시기는 미정이며, 비행사 4명이 '헤븐1'에서 총 30일간 머물며 과학 실험과 선외 작업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페이스X 관계자는 "'헤븐1'은 민간 업체의 우주정거장이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지 가늠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배스트 관계자는 "향후 보다 큰 우주정거장을 설계해 최종적으로 수백 명이 머무는 대형 인공 중력 우주정거장 여러 대를 지구 주변, 나아가 태양계 내에서 운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우주정거장의 대명사인 ISS가 오는 2030년 퇴역하면 우주정거장 제작 움직임은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 주도의 우주정거장 경쟁은 이제 민간 업체들이 속속 참여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 틀림없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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