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대략 3000년 전 제작된 청동검이 발견됐다. 이런 칼이 발굴되는 건 드물지 않은 일이지만 보존 상태가 이상하리만치 양호해 고고학계 관심이 집중됐다.

바이에른 문화재 보존국(Bayerisches Landesamt für Denkmalpflege, BLFD)은 17일 공식 채널을 통해 독일 남부 매장지에서 보존 상태가 사상 최상급으로 우수한 3000년 된 청동검을 소개했다.

도나우리스 매장지의 대규모 발굴 작업에서 나온 이 검은 보존 상태가 상당히 좋아 여전히 빛을 발할 정도다. 학자들은 이 검이 망자를 위한 마지막 선물로 무덤에 남겨진 것이라고 추측했다.

3000년 전 주조된 것으로 여겨지는 청동검. 보존 상태가 아주 좋다. <사진=BLFD 공식 홈페이지·Dr. Woidich>

BLFD 관계자는 "검의 연대는 청동기시대 중기인 기원전 14세기 말로 추정된다"며 "순청동제 팔각형 자루를 가진 검은 희소성이 높은데 이만큼 상태도 좋은 것은 아주 희귀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형태로 미뤄 이 검은 실전용 무기였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며 "무게중심이 칼의 전방에 잡힌 것으로 볼 때 찌르기보다는 크게 휘둘러 적을 갈라놓을 목적으로 제작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고학자들은 이 칼의 자루가 일명 오버레이 용접처럼 칼날에 덧대 주조된 점에 주목했다. 특히 칼자루에 새겨진 무늬의 정교함이 수준급이라고 평가했다.

여전히 빛을 발하는 청동검의 팔각형 자루 <사진=BLFD 공식 홈페이지·Dr. Woidich>

BLFD 관계자는 "이 칼은 구조가 복잡해 3000년 전 기술로는 만들기가 까다로웠을 것"이라며 "검이 바이에른에서 제작된 것인지, 보다 주조술이 발달된 지역에서 들여온 것인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고고학계에 따르면 팔각형 자루를 가진 청동검은 주로 독일 남부나 북부, 덴마크에서 발견돼 왔다. 유럽의 오래된 역사서에는 세 지역에서 청동검이 많이 제작되고 유통됐다는 기록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청동검이 나온 무덤. 남녀 각 1명과 성별 불명의 아이 등 3명의 유골과 화살촉 등 부장품이 보인다. <사진=BLFD 공식 홈페이지·Dr. Woidich>

칼이 나온 무덤의 구조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BLFD에 따르면 검이 묻힌 매장지에서 남자 1명과 여자 1명, 성별을 알 수 없는 아이 1명의 유골이 나왔다.

학자들은 유골 배치로 미뤄 세 사람이 짧은 기간 잇따라 매장된 것으로 봤다. 서로의 관계는 불분명하지만 다채로운 부장품과 함께 묻힌 것으로 미뤄 고위급 일가로 생각된다.

BLFD 관계자는 "정교한 청동검이 관계성이 드러나지 않은 세 망자와 함께 묻힌 점은 아주 특별하다"며 "칼을 분석하면 청동기시대 독일과 덴마크의 시대상 또는 생활상을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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