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옥시토신을 뿌리면 집사를 주시하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로 사회성 연구에 활용되는 옥시토신은 사람과 개의 관계 연구에 많이 활용돼 왔다.

일본 교토대학교 연구팀은 27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이달 17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먼저 소개됐다.

교토대 야생동물학자 핫토리 마도카 교수는 "주인과 놀고 난 개의 옥시토신 분비량은 놀기 전부다 평균 57.2% 증가한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며 "고양이의 경우 12%로 그 차이가 큰데,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연구는 고양이에 옥시토신을 직접 접촉시킨 뒤 사회성이나 유대감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아본 것"이라며 "개와는 전혀 다른 반전 결과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옥시토신이 주인과 고양이 사이의 친밀도 변화에 주는 영향을 알아본 교토대 실험의 개요도 <사진=교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여성 집사들이 키우는 고양이 수컷 31마리와 암컷 39마리(1~12세, 모두 중성화 완료)를 모은 뒤 실험에 나섰다. 옥시토신 160IU/㎖와 생리식염수를 네블라이저로 각 고양이에 분무하고 집사와 낯선 인물 중 어느 쪽을 주시하는지 살폈다.

그 결과, 옥시토신에 노출된 수컷 고양이는 집사 쪽을 더 오래 응시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수컷 고양이라도 생리식염수를 뿌린 뒤 행동에는 변화가 없었다. 암컷 고양이는 옥시토신, 생리식염수 실험 모두 무의미한 수치가 나왔다.

핫토리 교수는 "개 연구에서 옥시토신에 의해 주인을 응시하는 시간이 늘어난 쪽은 암컷이었다"며 "우리 조사는 집사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 실험 개체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지만 옥시토신은 사람과 고양이의 유대에도 변화를 준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옥시토신을 분무한 수컷 고양이가 더욱 오래 주인을 응시하는 이유는 현재 밝혀지지 않았다. <사진=pixabay>

이어 "사회적이고 가축화 역사가 오랜 개와 달리 고양이는 무리를 짓지 않고 사람과 공동 행동이 덜하다"며 "유독 수컷 고양이의 주시 시간이 늘어난 이유는 현재 알 수 없지만 불안을 덜고 친밀한 관계를 촉진하기 위한 행동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옥시토신은 불안을 가라앉히고 타인에 대한 신뢰 등을 강화하는 호르몬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모자관계와 인간관계에 대한 작용 외에 진통 작용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핫토리 교수는 "옥시토신은 낯선 이들과 좋은 관계에서 증가하고 배우자나 자녀와 교류할 때도 늘어난다"며 "이런 이유로 사랑의 호르몬으로 불리지만, 타인에 대한 강한 배타성과도 연관이 의심되는 등 아직 밝혀낼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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