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폐화가 계속되는 아마존을 싱그러운 초록 우림으로 돌려놓기 위해 고성능 로봇이 나섰다. 두 팔로 쉬지 않고 씨앗을 심어 아마존 녹화에 기여하는 로봇에 세계인의 관심이 쏠렸다.

스위스 ABB 그룹 산하 ABB 로보틱스는 최근 공식 SNS를 통해 팔 두 개로 씨앗을 집어 흙에 심는 파종 로봇 '유미(YuMi)'를 소개했다. 원래 정밀 회로나 기판 조립 등을 위해 개발된 다목적 로봇 '유미'는 수십 가지 식물 씨앗을 심어 산불과 가뭄으로 녹색을 잃어가는 아마존의 부활에 일조하고 있다.

지구상의 동·식물 절반 이상이 서식하는 아마존은 인간의 무분별한 벌목과 화재, 가뭄 등으로 몰라보게 시들어가고 있다. 기후학자들에 따르면 이런 경향은 최근 40년간 상당히 가속화했다. 한때 지구의 허파로 통하던 푸르른 아마존은 벌건 토양이 드러날 정도로 심각하게 파괴됐다.

팔 한쪽에 소형 삽, 한쪽에 두 손가락을 장착한 개조 '유미'. 엄청난 속도로 아마존 열대우림을 살릴 씨앗들을 육묘 포트에 심는다. <사진= ABB 로보틱스 공식 홈페이지>

아마존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은 로봇공학도 예외는 아니다. ABB 로보틱스는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에 앞장서는 페루 환경단체 '정글키퍼스'와 손을 잡고 '유미'를 개조, 수많은 씨앗을 아마존에 공급하고 있다.

파종에 알맞게 개조된 '유미'는 한쪽 팔에는 작은 삽, 다른 팔에는 두 손가락이 장착됐다. 플라스틱 몸체에 유연한 패드, 경량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한 두 팔은 상당한 속도를 내면서도 오차 없이 움직인다. 흙이 담긴 육묘 포트에 순식간에 구멍을 파고 씨앗을 집어 적당한 깊이로 심고, 그 위에 흙을 덮는 일까지 '유미'가 모두 진행한다.

ABB 로보틱스에 따르면, '유미'는 하루에 축구장 두 개 넓이의 토양에 씨앗을 심을 수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생물다양성도 엄청난 아마존 열대우림의 넓이는 약 550만㎢에 달한다. 현재 손상된 아마존 열대우림은 전체의 약 20%로 생각된다. 

기판 조립 등 다양한 작업에 특화된 ABB 로보틱스의 '유미' <사진=ABB 로보틱스 공식 홈페이지>

'정글키퍼스' 관계자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공식 축구장 규격은 길이 100~110m, 폭 64~75m 범위 내"라며 "즉 '유미'는 하루 만에 최소 1만2800㎡의 땅에 파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마존의 손상된 토양 넓이가 110만㎢라고 보면 '유미' 한 대가 씨를 심는데 8000만 일이 소요된다"며 "만약 로봇 1만 대가 투입된다면 20년 조금 더 걸려 파종이 끝난다. 이는 사람의 속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고 덧붙였다.

'유미'의 변신에 대해 ABB 로보틱스 관계자는 "로봇공학은 환경 오염이나 자연 파괴와 무관해 보이지만 로봇공학자들은 환경을 살리는 일에 아주 관심이 많다"며 "아마존의 회복에 기여하는 '유미'와 같이 지구를 이롭게 할 로봇공학은 향후 더 발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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