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67)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미래를 낙관했다. 영화 '터미네이터' 속 디스토피아의 재현을 세계 석학들이 경고하는 것과 정반대 의견이어서 주목된다.

빌 게이츠는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생성형 AI가 악용돼 인류를 파탄 지경으로 몰고 간다는 일부 주장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AI의 전환을 PC의 첫 등장에 비유했던 빌 게이츠는 스스로도 AI의 악용은 위험하다고 지적해 왔다. 다만 AI가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문제들은 인류가 충분히 대처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생성형 AI에 쏠린 석학들의 경고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빌 게이츠 <사진=TED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 'Bill Gates: The next outbreak? We’re not ready' 캡처>

석학들이 생성형 AI를 우려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 기반이 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aguage Model, LLM)의 부작용이다. LLM의 가장 잘 알려진 결함은 오답 또는 편향되고 유해한 정보의 양산이다.

빌 게이츠는 오류의 원인이 되는 잘못된 학습 데이터를 의식하고 제거하는 AI 툴을 구축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그는 현재의 AI 모델이 학습에 사용된 텍스트에 담긴 편견을 답습하는 것은 맞지만, 시간이 지나면 AI 모델이 사실과 허구를 구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구체적인 해결 방법으로는 인간의 가치관이나 보다 고도화된 추론을 AI에 접목하는 기술을 제안했다. 챗(Chat)GPT를 창조한 오픈 AI가 다양한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AI 모델을 보다 정확하고 안전하게 업그레이드하는 시도를 좋은 예로 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 AI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빌 게이츠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술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사진=pixabay>

빌 게이츠의 의견에 찬동하는 목소리 한편에서는 비판도 나왔다. 빌 게이츠에게는 챗GPT를 두둔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느냐는 비아냥도 눈에 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 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다. 빌 게이츠의 자산은 지난 4월 말 마이크로소프트 결산 설명회 이후 약 20억 달러(약 2조5460억원) 증가했다.

일론 머스크(52)를 포함한 AI 전문가 약 1000명은 지난 3월 말 강력한 AI 툴 개발을 일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반발한 빌 게이츠는 "개발의 일시 중단이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생성형 AI가 야기할 문제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 갈리는 와중에도 문제점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챗GPT 최신 버전 GPT-4는 공개 뒤 편향적이고 부정확한 답변으로 많은 이들의 우려를 샀다. 일부 AI 전문가는 이 AI가 인간처럼 스테레오 타입을 강화하는 것 같다고 염려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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