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어린아이 특유의 귀여운 말투를 좋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려견이 아이들과 금세 친해지는 이유를 밝힌 연구 결과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헝가리 외트뵈시로란드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실험 보고서에서 개들은 아이들의 귀여운 말투에 곧장 반응하고 그 대화를 즐긴다고 주장했다.

인간과 동물의 커뮤니케이션을 다년간 조사한 연구팀은 개가 사람의 어떤 목소리에 친밀감을 느끼는지 실험했다. 가정에서 기르는 훈련된 반려견에게 간식을 주고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에 들어가게 한 뒤 성인 남녀 각 12명이 본래 목소리와 아이 말투를 흉내 내 개에게 말을 거는 녹음 파일을 들려줬다.

반려견들이 아이와 친한 것은 귀여운 말투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그 결과 반려견은 아이를 흉내 내는 성인들의 목소리에 큰 친밀감을 보였다. 아이를 어르기 위해 어린이 말투를 따라 하는 여성들의 높은 톤의 발성에는 뇌 반응이 특히 활발했다.

실험 관계자는 "지금까지 인간과 개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흥미로운 연구가 많이 이뤄졌지만 인간이 말을 거는 목소리 차이에 개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펴본 사례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의 뇌는 아이 특유의 귀여운 목소리는 물론, 이와 비슷한 어른들의 음성에도 흥미를 갖고 기뻐했다"며 "아기와 반려견이 빠르게 가까워지는 것도 이번 실험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개들은 늘 마주하는 주인의 말투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개가 과장된 운율의 아기 음성에 귀 기울이고 흥미를 느끼는 근본적 원인은 알아내지 못했다. 사람은 유아나 동물과 장난칠 때 음성 톤이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애정 어린 표현을 사용하는데, 여기서 개들이 심적 안정을 찾는다고 추측했다.

실험 관계자는 "지금까지 연구에서 개들에 높은 톤으로 감정을 담아 과장되게 말을 걸면 인간과 결속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인간이 말을 거는 행위 자체가 개를 주목하게 하고 주인과 유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학계는 개의 이런 감수성이 유구한 세월 인간과 함께 살면서 길러진 것이라고 본다. 사람이 유아나 개에게 말을 거는 톤이 매우 비슷한 것 역시 개와 오랜 세월 생활하며 인류가 자연스럽게 체득한 습관이라고 학자들은 생각한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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