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에서 장기 미션을 진행하는 비행사들을 위해 누에를 영양만점 식량으로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누에는 명주실을 제공하는 양잠으로 익숙하지만 필수 영양소를 다수 함유한 곤충 식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8일 공식 채널을 통해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에서 긴 시간 머무는 비행사들이 섭취할 누에 우주식량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누에를 이용한 우주식 개발은 중국이 이전부터 추진해 왔다. 지난해 첫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을 완성한 중국은 장기간 우주정거장에 머물며 실험을 진행하는 우주인들에게 누에 우주식을 공급할 계획이다.

양잠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누에. 한국에서 번데기는 오랜 세월 대중적인 먹을거리로 이용돼 왔다. <사진=pixabay>

중국은 언젠가 완성될 달 뒷면의 유인 기지에 누에를 기르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2019년 무인 달 착륙선 '창어 4호'를 달 뒷면에 보낼 당시 기체에 누에의 알을 싣기도 했다.

CNSA 관계자는 "누에의 우주 사육이 성공하면 국가별 우주개발 역량의 척도인 장기 우주 체류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귀중한 단백질 공급원 누에는 비행사들이 보다 오래, 건강하게 우주에 머물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곤충을 이용한 우주식 개발이나 지구 외 천체에서 곤충을 기르는 시도는 전부터 이어졌다. 우주 양잠은 미 항공우주국(NASA)도 검토하고 있다. 키우기가 쉬운 누에는 일반 채소에는 포함되지 않는 풍부한 영양소를 제공할 수 있고 여러 실험에도 이용 가능하다.

지난해 말 완성된 중국의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 <사진=CNSA 공식 홈페이지>

NASA 관계자는 "누에는 번식률이 매우 높고 좁은 곳에서 소량의 물과 뽕나무 잎만으로 키울 수 있다"며 "㎏당 단백질 함량은 쇠고기나 돼지고기보다 높아 사실 이만한 우주식 재료가 없다"고 전했다.

물론 NASA는 아직 우주 미션에 곤충 식량을 투입할 계획은 없다. 다만 현재 비행사들에게 제공하는 밀봉형 표준 우주식의 뚜렷한 한계와 문제점을 알기 때문에 누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NASA에 따르면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미국 구획에 체류하는 우주인에게 제공되는 표준 우주식은 대략 200가지다. 아직 식감 등에서 일반 음식을 따라갈 바가 아니어서 일부 비행사는 식사를 최소화하기도 한다. 이는 영양소 면에서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아폴로 계획 당시 NASA가 우주비행사들에게 지급한 우주식. 현재 많이 개선됐지만 식감이 떨어지는 단점은 여전하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 관계자는 "우주식을 포함해 모든 음식은 영양소뿐만 아니라 식감 등 온전한 한 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미국 등 서양은 곤충식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일상적인 영양 공급원으로 곤충을 먹는 사람이 20억 명에 이르는 만큼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인정했다.

학계에 따르면 누에 1마리는 무려 18종의 아미노산과 8종의 필수 아미노산을 품고 있다. 누에는 뽕나무 잎을 먹지만 다른 종류의 식물 잎으로도 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중국에서 나와 주목을 받았다. 가공 방법에 따라 얼마든 식감을 높일 수 있고 생선구이와 비슷한 맛이 나 적응하면 이만한 식량이 없다고 CNSA는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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