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범지구위치결정시스템) 같은 위성항법을 쓸 수 없는 터널에서도 자율 비행이 가능한 드론 기술이 일본에서 탄생했다. 

일본 건축기술 개발사 오바야시(大林組)와 톱라이즈(Top Rise)는 13일 각 공식 채널을 통해 터널 공사 현장에서 내부를 자유롭게 비행하는 드론 기술의 실전 테스트가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드론 기술 개발에 참여한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 로봇 공학자 시마다 켄지 교수는 "터널 공사 현장에서는 설계대로 정확하게 굴착됐는지 사람이 파악해야 하는데 붕괴 등 위험성이 높다"며 "이 작업을 혼자 비행하는 드론에 맡기면 뜻하지 않은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고 훨씬 정밀하다"고 전했다.

위성 측위 시스템의 도움 없이 터널 내부에서 자율 비행하는 드론 기술이 일본에서 개발됐다. <사진=오바야시 공식 홈페이지>

터널은 전파가 닿지 않아 GPS 등 위성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다. 카메라와 센서로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자율 비행 드론이 터널의 일정 지점을 점검하려면 위성 시스템이 필수다. 게다가 공사 중인 터널 내부는 인부와 각종 설비로 뒤죽박죽이므로 드론이 실시간으로 주변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시마다 교수는 "드론이 주위의 장애물을 인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움직임을 파악해 이동 경로를 결정하는 것은 상당한 고도의 기술"이라며 "신기술은 드론의 센서와 카메라가 감지한 물체가 움직이는지 자체 알고리즘으로 판단하고, 해당 정보를 드론 내부에서 처리해 실시간으로 터널 내 3차원 지도를 생성한다"고 설명했다.

터널 채굴 현장의 진행 상황(오른쪽 끝)을 조사하는 작업은 인간이 실시하지만 붕괴에 따른 인명 피해 우려가 있다. <사진=오바야시 공식 홈페이지>

즉 새로운 드론 기술은 터널 등 막힌 공간에서 위성의 측위 시스템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안전한 최단 경로를 실시간으로 뽑아내 비행할 수 있다. 점검할 지점에 도착한 드론은 현장 사진을 다각도로 촬영하고 3차원 모델을 생성해 미진한 부분을 작업자에게 전송한다.

시마다 교수는 "현재 카네기멜론대학교로부터 기술 이전이 활발해 실전 테스트 이후 바로 실용화가 가능한 기술"이라며 "이번 드론 기술은 터널은 물론 지하철이나 대형 건물 공사, 재난 현장 등 다양한 곳에 적용 가능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