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지름은 139만1560㎞.”

보다 정확한 태양 지름을 구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진학에 기초한 새로운 측정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일본과 영국 공동 연구팀은 25일 공개한 관측 보고서에서 일진학을 동원해 측정한 태양의 현실적인 지름은 139만1560㎞라고 주장했다.

태양의 지름은 1891년 광학적으로 측정한 139만2000㎞가 100년 이상 통용됐다. 그러다 2015년 IAU(국제천문연맹)가 태양의 진동인 f 모드를 활용, 지름을 139만1400㎞이라고 새로 정의하며 이견이 없는 한 이 값이 인용되고 있다.

태양의 실제 지름을 재기 위해 학자들은 오랜 세월 많은 시도를 해왔다. <사진=pixabay>

태양의 지름이 얼마인지 논쟁은 오래 계속됐다. 뜨거운 가스로 이뤄진 태양은 암석형 천체와 달리 정확한 지름을 구하기 어렵다. 지구처럼 고체 표면을 갖지 않는 태양은 빛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가스 밀도가 높은 영역까지 표면으로 간주하고 지름을 측정한다.

태양의 지름을 광학적으로 정확히 알아내려면 수성이나 달이 태양 앞을 가로지르는 태양면 통과나 금환일식이 발생하는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 다만 이런 현상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데다 대기의 흔들림 등으로 오차가 발생하기 쉽다.

연구팀은 태양에서 감지되는 특유의 진동인 p 모드를 지름 측정에 활용했다. 그 결과는 약 139만1560㎞로, 광학적으로 산출한 139만2000㎞보다 약간 작고 IAU가 새롭게 적용한 지름 139만1400㎞보다 약간 크다.

뜨거운 가스로 뒤덮인 태양의 지름을 재기 위해 광학적 관측법이 주로 사용됐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조사를 주도한 일본 도쿄대학교 타카다 마사오 교수는 “1960년대 태양 표면에 발생하는 고유의 진동이 감지됨에 따라 이를 통해 직경을 구하는 일진학이 발달했다”며 “현의 길이에 따라 고유의 소리를 내는 현악기처럼 태양의 진동(일진) 주기는 그 직경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교수는 “태양의 진동 주기를 정확하게 구할 수 있다면 상당히 정확한 지름을 측정할 수 있다”며 “이 방법은 태양면 통과 등 시기가 중요한 광학적 관측에 비해 과학적이고 시기를 타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진학에 주목한 학자들은 전부터 태양 직경을 f 모드를 이용해 재려 했다. 이 진동은 태양 표면에 나타나기 쉽기 때문에 측정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f 모드가 태양 표면에 정확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견해도 일어 논란이 여전하다.

태양의 활동을 감시하는 파커 솔라 프로브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타카다 교수는 “실제 광학적으로 직접 관측된 태양 직경과 f 모드를 바탕으로 계산한 지름에 차이가 있는 것은 천문학계의 숙제”라며 “때문에 일본 국립천문대(NAOJ) 조차 오래된 값임을 알면서도 오래된 태양 지름을 인용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p 모드가 f 모드 진동보다 태양 표면에 가까운 곳에서 반사되며, 태양의 정확한 직경을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p 모드는 태양 내부의 활동에 의해 발생한 파동이며 발생 상황이 태양 내부의 물질 밀도를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학계는 이번 연구결과가 태양의 진동에 따라 산출되는 새로운 지름 계산법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다만 p 모드가 태양의 정확한 지름을 알게 해주는지 향후 연구를 통해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여지를 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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