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그믐 등 기념일 분위기를 띄우는 불꽃놀이는 인간의 즐거움일지 몰라도 월동하는 수백만 마리의 새들에 큰 부담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 연구팀은 19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불꽃놀이로 발생하는 빛과 소음은 10㎞ 떨어진 새들을 놀라게 하며, 월동준비에 분주한 새의 몸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팀은 불꽃놀이로 놀라 날아오르는 새의 종류와 타이밍을 밝히기 위해 네덜란드 왕립기상연구소 기상레이더 데이터와 수백 명의 자원봉사자가 일일이 집계한 네덜란드 야외 조류학센터 자료를 조사했다.

섣달그믐 등 기념일에 행해지는 불꽃놀이가 주변 새들에 큰 부담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이를 분석한 연구팀은 매우 민감한 생물인 새들이 작은 소리에도 반응해 하늘로 날아갔고, 큰 소음과 섬광을 내뿜는 불꽃 수백 발에 막대한 부담을 받았다고 전했다.

조사 관계자는 "분석 결과 덴 헬데르 및 헤르와이넨 지역의 레이더 주변에서만 섣달그믐 불꽃에 의해 40만 마리 가까운 새가 날아올랐다"며 "불꽃놀이 장소 근처에서는 평소 밤에 비해 1000배나 많은 새들이 하늘을 날았고, 심할 때는 그 수가 1만~10만 배나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꽃놀이가 새들에 주는 악영향은 발사 장소로부터 5㎞ 이내가 가장 심하고, 최소 10㎞ 앞까지 미쳤다"며 "소리나 빛을 가릴 시설물이 없는 탁 트인 곳에서 거위나 갈매기들이 수백 m까지 날아올라 한 시간 동안 내려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불꽃놀이로 발생하는 소음과 빛은 최소 10㎞ 떨어진 새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pixabay>

조류학자들에 따르면, 월동준비하던 새들이 불꽃놀이 등의 영향으로 체력을 소진할 경우 몸에 큰 부담을 받는다. 특히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철새들은 도중에 지쳐 무리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사 관계자는 "불꽃놀이에 놀란 거위들이 11일 동안 평소보다 10% 오래 먹이를 찾아다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며 "몸의 균형이 깨진 새들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며, 이는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네덜란드 전체 새들의 약 62%는 사람이 사는 지역에서 반경 2.5㎞ 이내에 서식한다"며 "불꽃놀이의 영향은 네덜란드에 서식하는 새의 대부분에 미칠 것으로 생각되는 만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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